[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신규 투자자 영입 전략이 구체화됐다. 케이뱅크는 KT를 대신할 수 있는 신규 주주사를 최소 2곳에서 최대 3곳 영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추진해온 5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KT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좌초'된 탓이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0% 내외의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신규 주주사 2~3곳 영입을 위해 잠재적 후보 기업과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투자방식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케이뱅크 기존 주주사별 지분율에 따라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고 이 가운데 기존 주주가 사들이지 못하는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케이뱅크의 새로운 주주사가 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테크니컬한 문제이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유상증자가 목적이기 때문에 구주 매각은 옵션에 없고 기존 주주사들에게 현재 지분대로 배정한 후 기존 주주들이 사들이지 못한 지분을 새로운 투자자에게 3자 배정하는 방식이 좀 더 유력하다"고 전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 이후 올해 초 대주주 KT 주도로 5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확충을 추진해온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KT를 검찰에 고발하며 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전면 중단돼 KT 주도의 증자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케이뱅크는 이달 초부터 KT를 대신해 자본확충에 나설 신규 투자자 영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KT를 대신할 만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를 단기간에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며 케이뱅크는 결국 10% 내외의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중견 주주' 찾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 KT를 대신할 만한 최대주주를 '학수고대'하기보다 관심 있는 여러 기업을 다방면으로 접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케이뱅크에 정통한 관계자는 "34%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주주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10% 내외의 중견 주주를 영입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해왔다.
현재 접촉하고 있는 신규 투자자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투자 지분과 방식 그리고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접촉 중인 기업을 밝히는 것이 협상에 도움이 안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발표할 예정이라는 것만 알아달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ICT 기업은 물론 유통기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본확충에 애로를 겪고 있는 케이뱅크의 주요 대출상품 중단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투자자가 들어와 자본확충이 이뤄져야만 대출이 재개될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적어도 2~3달은 더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11일 대표 대출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과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의 취급을 중단했다. 증자를 제때 하지 못한 탓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현재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금융당국의 적정 권고 수준인 12%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결의한 412억원 규모의 브릿지 증자로 BIS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인 만큼 신규 주주사 영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