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가만히 있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씨는 초등학교 고학년인 자녀의 강남 전학을 고민 하다가 현재 사는 지역에 남기로 마음을 굳혔다. 김씨는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도 학원가가 자리 잡았고 충분히 상위권 교육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강남 집 값 대비 메리트를 크게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동학원가. 이형석 기자 leehs@ |
‘강남=명문대’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동시에 신흥 도시가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을 통해 입수한 서울 25개 자치구 일반고-서울대 정시 합격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교육특구(강남구·양천구·송파구·노원구·서초구)’의 합격자 비율은 80% 수준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연도 별로 살펴보면, △2016학년도 144명(78.9%) △2017학년도 151명(78.7%) △2018학년도 154명(79.9%)로 집계됐다.
강남구는 교육특구 중에서도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강남구는 △2016학년도 77명(42.5%) △2017학년도 70명(36.5%) △2018학년도 58명(30.1%)로 나타났다.
그러나 강남구 일반고 학생들의 서울대 정시 합격자 비율은 2016학년도 대비해 2018학년도에 12.5%포인트 하락했다. 강남의 명문대 독식 체제가 흔들린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강남구 학생들의 서울대 수시 합격자 수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강남구의 주택 전세와 매매 가격 상승으로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마포구, 강동구 등 새로운 도시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상대적으로 비강남 지역 수준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김용근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집 값에 따라 교육 환경은 더욱 좋아진다”며 “강남 외에 송파, 강동, 양천 등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아져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안선회 중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제는 지역보다 계층과 학교 변수가 훨씬 중요해졌다”며 “같은 소득이더라도 강남 외에 다른 지역에 있으면 더 높은 지위를 누릴 수 있으니 상승 효과가 작용한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 자치구가 고르게 발달하면서 ‘명문대생 배출 지역’ 지각 변동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천구 일반고의 서울대 정시 합격자 수는 같은 기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2016학년도 11.6%(21명) △2017학년도 14.1%(27명) △2018학년도 18.7%(36명)으로, 3년 동안 7.1%p 증가했다.
임성호 대표는 “향후 5년 뒤면 명문대 합격자를 배출하는 상위권 그룹 순위 변동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제2의 강남구가 나타나는 등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 제공=종로학원하늘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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