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가 수년 뒤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새롭게 열리는 5G폰과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2025년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사진=대신증권] |
31일 대신증권 리서치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5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주요 5개 스마트폰 제조사 점유율은 화웨이 23%, 삼성전자 18%, 애플 12%, 샤오미 11%, 오포 11%로 추정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21%, 화웨이15%, 애플 15%, 샤오미 9%, 오포 8%였으나 화웨이가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친 것이다.
현재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화웨이가 압박 받으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보고서는 이를 단기적인 효과로 예상했다. 5G와 폴더블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 2025년에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시장 축소가 밑바탕 됐다. 5G폰과 폴더블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2023까지 성장하겠지만 이듬해부터 하락하면서 화웨이가 이를 기회 삼아 선두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이와 함께 5G폰과 폴더블폰 시장 개화가 늦어지는 경우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제품보다 가격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삼성전자가 점차 불리해질 것이란 해석도 있다.
5G폰의 경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지만 중국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제품으로 글로벌 국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혁신 제품이라 불린 폴더블폰은 첫 시작부터 삐그덕 대고 있다. 이미 한 달 전 삼성전자를 통해 나왔어야 하지만 품질 논란으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이 중국 업체들을 비롯한 애플, 소니 등이 폴더블폰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쫓아오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 상향을 가정한 결과로 2024년 이후 삼성전자, 애플의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판매량이 줄 것으로 예상한 것"이라며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2020년 이후 양적 성장을 이루면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의 압박이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이번 전망의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 스마트폰 부품 상당수를 미국 기업으로부터 조달받는데다 핵심 기술 설계 업체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화웨이가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최근 불룸버그통신 분석에 따르면 2017년 화웨이에 제품(기술)을 공급하는 주요기업 263개 중 미국 기업이 65개(23%)로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영국계 반도체 디자인 설계 기업 ARM이 수출 중단에 합류한 것은 특히 치명적이다. 반도체 설계나 운영체제(OS) 설계 모두 ARM 없이는 아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영국 등의 이통사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공격은 단기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여론이 우세하다. 최근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화웨이 수출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은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면서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제재가 없었다면 가능했을 수도 있다"며 "미국 압박 강도가 세지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 현재로써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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