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사적 제369호 강화 석릉 주변 고분군에서 고려시대 향로 다리와 석수 등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석릉 주변 고분군 2차 발굴조사 출토 도기 일괄 [사진=문화재청] |
강화는 한강 이남의 유일한 고려 도읍지다. 1232년(고려 고종 19년) 몽골의 침략에 맞서 개경에서 강화도로 천도한 후 1270년(원종 11년)까지 39년간 수도 역할을 한 곳으로 역사적으로 이 시기를 '강도시대'라 한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올해 3~6월 진행 중인 2차 발굴 조사는 석릉 동쪽에 인접한 능선을 따라 축조된 고분 9기를 대상으로 했다. 매장 주체부는 돌덧널무덤(할석조 석곽묘)과 판돌을 이용한 돌덧널무덤(판석조 석곽묘), 널무덤(토광묘) 등 비교적 형태가 다양했다. 묘역은 여러 단의 석축을 이용해 구획했고 봉분 뒤쪽 주변에는 낮은 담인 '곡장'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당시 상장례를 유추해볼 수 있는 유물인 지진구가 나와 주목된다. 지진구는 건물을 짓기 전 땅의 기를 진압해 안전을 빌기 위해 봉안한 상징물이다. 석릉 주변 고분군에서 나온 것은 무덤을 쌓아 올릴 때 제사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진구 형태로는 도기호(항아리)와 동물 모양의 철제 향로 다리 등이 발견됐다.
석호 [사진=문화재청] |
이밖에도 40호 돌덧널무덤 후면에서 양과 호랑이 모양의 석양과 석호 각각 1구씩이 발견됐다. 인근 52호 돌덧널무덤 묘역에서는 사람 모양의 석인상이 확인됐다. 이로써 고려시대 묘역 구조를 밝힐 수 있는 기초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한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강도 시기 고분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석릉 주변 고분군에 대한 1차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에서는 다양한 묘제의 고분 6기를 확인하고 도기병, 작은 유병, 중국 송나라(북송)의 화폐인 북송전 등을 수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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