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맥주에 붙는 세금을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면 생맥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가 생맥주에 부과하는 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춰서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세 개편안 시나리오 3개를 제시했다.
조세연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맥주만 종량세 전환 후 나머지 주종 중기 검토 △맥주 및 탁주만 종량세 전환 △맥주와 탁주 종량세 우선 전환·나머지 주종 5년 유예 등 3가지다. 어떤 방안을 정부가 택하든 맥주에 종량세를 적용하는 안은 확실한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중구 노가리 호프 골목에서 '을지로 노맥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 기간인 22,23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호프집 16곳에서 500cc 생맥주 한잔을 1000원에 판매한다. |
조세연은 맥주에 종량세 적용 시 세수 변동이 없으려면 1리터당 840.62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국내 맥주는 주세 납부세액이 1.80% 감소한다. 또 세부담(제세금)은 1.64% 줄어든다.
다만 종가세에서 종량세 전환 시 맥주 종류별 희비가 갈린다. 캔맥주 세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병과 페트, 생맥주는 세부담이 증가한다.
세부담 증감은 곧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종량세 전환 시 캔맥주 가격은 떨어질 수 있지만 병과 생맥주 등은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조세연은 특히 생맥주 가격 인상을 우려했다. 조세연은 생맥주 가격 인상 요인을 줄이려면 정부가 세율을 한시 경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세로 전환하는 경우 생맥주의 경우 최종 소비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범교 연구기획실장은 "국내 수제맥주 업체와 소규모 맥주 업체들도 대부분 생맥주를 생산하는 상황"이라며 "생맥주의 세율을 한시적으로 경감해 종량세 전화에 따른 생맥주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부 상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조세연은 이날 막걸리를 포함한 탁주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안을 제시했다. 탁주는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1리터당 40.44원을 제시했다. 이 경우 현행 세부담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국내 탁주업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세연은 설명했다.
아울러 현행 주세 납부세액을 유지하려면 약주는 1리터당 1293.12원, 청주는 1리터당 1029.23원, 과실주는 1리터당 1633.55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탁주와 맥주를 제외한 발효주류 전체 출고수량 가중평균 주세 납세액인 1리터당 1421.31원을 부과하는 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소주와 위스키 등을 포함한 증류주류의 경우 세부담을 늘리지 않은 수준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려면 희석시 소주 기준으로 21도 이하는 1리터당 947.52원을 제시했다. 또 21도 초과시 1도에 1리터당 45.12원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조세연 연구 결과와 이날 공청회 내용을 참고해서 주세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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