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 화웨이가 일부 스마트폰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이콧 움직임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공급이 중단된 한편 보다폰과 NTT 도코모 등 주요국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 제품 거래를 거부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태국 방콕의 한 쇼핑센터에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 P30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018년 2분기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화웨이는 내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빼앗을 기세였지만 무역 전면전에 날개가 꺾이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인 테크레이더는 화웨이가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로 인해 스마트폰 생산을 축소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 대만의 제조업체 폭스콘이 최근 화웨이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화웨이가 신제품 주문 물량을 상당 규모 축소한 데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다만, 신문은 최근 움직임이 미국의 압박과 직접적으로 맞물린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폭스콘 관계자들은 화웨이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단기적인 조치인지 아니면 중장기적인 측면의 결정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와 이에 따른 주요국 통신사 및 유통업체의 화웨이 제품 취급 중단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고, 때문에 생산라인의 조속한 가동 재개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업계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웨이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7%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0.5%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폭스콘은 연초까지만 해도 대규모 신규 고용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미국의 매파 정책에 화웨이 측은 수 년 전부터 이번 사태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했고, 경영에 커다란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생산라인 일부 중단은 업체 측의 주장과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딜이 성사될 경우 화웨이 문제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워싱턴 담판을 결론 없이 종료한 양국 협상 팀이 회동을 재개하지 못하는 데다 JP모간을 포함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내달 일본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불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화웨이의 향후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 대한 업계의 전망도 후퇴했다. 시장 조사 업체 캐널리스는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을 앞세워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전망치를 13억5000만대로 제시, 당초 수치에서 5% 가량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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