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세계적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전략'이 중국 증시에도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워런 버핏의 주식 선정 원칙은 ‘고(高)ROE+저(低)PE’로 요약된다. 그는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이상 및 주가수익률(PE) 20배 미만의 상장사에 장기간 투자하는 ‘가치 투자’ 기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타이(中泰) 증권의 리쉰레이(李迅雷) 이코노미스트는 “워런버핏이 제시한 10년 이상 ROE 20%를 유지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A주 시장에선 정책적인 요인으로 급상승한 종목들도 상당수 있어 다른 해외 증시와 비교해 변동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ROE 20% 유지 시한을 3년으로 축소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나타낸 우량주를 선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워런버핏의 요건을 충족한 이른바 ‘저평가 우량주’들의 주가 상승폭은 지난 10년간 246%에 달했다. 특히 상하이선전(CSI) 300지수 종목(66%) 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안정적인 수익률은 보인 종목의 상한가 기록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타이 증권은 상장 후 10년 이상된 1566개 종목 중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인 상장사일수록 단발성 호재로 인해 상한가를 기록한 일수가 현저히 낮은 특징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A주 황제주’로 불리는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의 지난 10년간 상한가를 기록한 횟수는 2 거래일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필수 소비재 종목들이 워런버핏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 이후 식음료, 가전, 의약 섹터 종목들의 비중이 뚜렷이 제고됐다.
중타이(中泰) 증권은 “ROE의 변동성이 높았던 종목들은 수익성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소비재 종목들이 실적(ROE)의 변동성이 낮아 워런 버핏이 제시한 저평가 우량주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이 기관은 또 “저평가 우량주의 요건을 충족한 종목들은 대부분 각 업종 선두 업체이다”며 워런버핏이 언급한 ‘경제적 해자’(垓子,성 주위의 연못)를 구축한 상장사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년간 ROE 20%를 상회한 종목은 총 17개로 집계됐다. 이중 식음료, 전자부품, 가전 종목이 각각 6개,3개, 3개로 나타났다.
특히 안정적인 ROE(20%)와 저평가(PE 20배 미만)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기업은 거리전기(格力電器 000651), 쐉후이파잔(雙匯發展 000895), 지촨야오예(濟川藥業 600566) 3개사로 집계됐다.
☞ 해자(垓子): 중세 시대 성을 빙 둘러 판 연못으로, 워런 버핏 회장이 ‘경쟁 업체의 진입을 막는 경쟁 우위 요소’를 빗대 사용한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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