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헬릭스미스(구 바이로메드)가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논란과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맞물리면서 3개월 만에 시가총액 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후 맞이한 급락세에 주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분 현재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7%(4900원) 오른 19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서울대 학내 벤처로 출발했으며, 2005년 기술성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위를 기록 중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유전자치료제 ‘VM202’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VM202-DPN), 허혈성 심장질환(VM202-CAD), 허혈성 지체질환(VM202-PAD), 근위축성 측삭경화증(VM202-ALS) 등 여러 적응증의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3개월 전 헬릭스미스는 52주 신고가(31만8000원)를 기록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 1위 유한양행(3조원)보다 1.6배 높은 5조원에 육박했다.
최근 3개월 헬릭스미스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하지만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논란이 불거지고, 주주배정 유상증자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신고가 대비 40% 하락했으며, 시가총액은 2조원이 증발해 3조원에 겨우 턱걸이했다.
지난달 28일 헬릭스미스는 총 1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110만주, 발행가는 14만5100원이며, 주가의 할인율은 약 30% 정도다.
그러나 유상증자 방식을 주주배정으로 진행한 것을 두고 기존 주주들의 불만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특히 VM-202의 임상 종료 시점이 지연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얀센의 이메텔스타트 등 과거 사례에서 임상종료 시점이 늦춰지면서 실패한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초 헬릭스미스는 VM202-DPN의 미국 임상 3a상 종료 시점을 올해 4월로 계획했지만, 추적관찰 기간 3개월 연장을 결정한 상태다.
증권사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받을 기관이 없기 때문에 주주배정을 했을 것”이라며 “다만 헬릭스미스의 임상에 문제가 있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매물이라기 보다는 1600억원 규모를 받아줄 수 있을 만한 국내 기관이 없기 때문에 주주배정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헬릭스미스의 주가 회복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10~11월 VM202-DPN 임상 결과 발표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 전문 투자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헬릭스미스는 라이센스아웃(License-Out)을 안하고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당연히 얻는 것은 많겠지만, 자금 조달 문제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미 올해 임상 발표 지연을 주주들이 기다렸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는 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주가 회복이 어렵고, 임상 데이터 나오기 한 두 달 전부터 움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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