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이 새로운 '분양가 심사기준'을 제시하자 강남권 정비사업이 혼선을 빚고 있다.
동별 시세차가 상대적으로 큰 강남구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초구보다 평균 시세가 비싸지만 분양가는 더 싼 현상이 벌어진 것. 이 때문에 분양시기를 늦추거나 후분양을 검토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6월 현재 강남구 아파트 평균가격은 3.3㎡당 4243만원으로 서초구(3.3㎡당 3617만원)보다 17.3% 높다. 평균가격은 실제 거래가 가능한 가격의 평균 가격으로 감정원이 직접 산정한다.
이와 달리 새 아파트 분양가는 서초구가 강남구보다 2.6% 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이달 분양예정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서초그랑자이'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최고 4687만원을,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라클래시'의 분양가는 3.3㎡당 4569만원을 넘을 수 없다.
HUG가 지난 6일 발표한 새 분양가 심사기준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의 새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이내 분양한 사업장의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지난 4월 3.3㎡당 4687만원에 분양한 방배동 '방배그랑자이'의 분양가를 넘어설 수 없다. 이는 역대 일반분양가 중 최고가로 서초구 정비사업은 사실상 분양가 책정에 자유롭다. 이에 따라 서초그랑자이는 예정대로 이달 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반면 강남구는 지난 4월 3.3㎡당 4569만원에 분양한 일원동 '디에이치포레센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한다.
애초 상아2차재건축 조합원들은 3.3㎡당 4700만원대 분양가를 희망했다. 시세가 삼성동보다 낮은 방배동에서 3.3㎡당 4687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되자 불가능한 금액은 아니라고 봤다. 실제로 6월 현재 삼성동의 3.3㎡당 평균가격은 4389만원으로 방배동(3.3㎡당 3119만원)보다 40.7% 가량 비싸다.
래미안 라클래시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
하지만 분양가 기준이 일원동에 맞춰지며 기대치를 한참 밑돌게 됐다. 실제로 HUG는 상아2차 조합에 디에이치포레센트 분양가 수준에 맞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아2차 조합은 이달 예정된 분양을 일단 연기하고 후분양도 검토하는 상황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예정했던 6월 분양은 사실상 미뤄졌다"며 "조합이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선분양을 할지 후분양을 하지 일반분양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같은 구에 속하지만 생활권이 다른 삼성동에 일원동 분양가를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상아2차 아파트는 위치상 삼성동이나 청담동 시세를 비교해 분양가를 책정해야 하는데 거리도 멀고 시세가 낮은 일원동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하면 조합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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