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현민 전무의 재선임 배경과 과거 조 전무의 일탈행위로 인한 손실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의 경영복귀로 한진그룹과 KCGI의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KCGI 홈페이지] |
12일 KCGI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한진그룹 경영복귀 관련 입장문'을 내고 "한진칼 이사들에게 △지난해 조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로 인해 발생한 한진칼 보유 계열사 주가 하락 피해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조 전무 재선임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재선임에서 이사회의 역할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10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두달만이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적으로 총괄하는최고마케팅책임자(CMO) 역할을 맡는다.
조 전무는 지난해 3월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 전무에서 물러났다. 대한항공 본사 회의실에서 한 광고대행사가 제작한 영상을 보던 중 자신이 요구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이 든 유리컵을 던진 혐의를 받았다.
한진그룹 측은 조 전무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및 공소권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 복귀에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 전무가 피해자에게 물을 뿌린 혐의(일반폭행)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수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하지만 KCGI는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며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훼손해 주주, 임직원에게 피해를 입힌 전력이 있는 조 전무가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물컵 갑질' 사태 뒤 10월 11일까지 6개월 동안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이 약 20% 떨어졌다"며 "조 전무의 일탈행위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한진그룹 주주들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전문가 한진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뒤에도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 약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정석기업에서는 '임원 업적금'까지 챙겼다"며 "갑질 논란으로 그룹 전체에 치명타를 입히고도 수십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15일 한진칼 지분 9.0%를 확보한 KCGI는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을 요구하는 주주 행동주의에 나섰다. 점차 보유 지분을 늘려 지난달 28일에는 한진칼 지분이 15.98%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에 경영권 분쟁 소송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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