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A씨 회사는 지난해 미투운동(Me Too movement: 나도 당했다)이후 전사적으로 회식을 전면 중단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이 빠지지 않는데 행여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대신 공식적인 저녁 회식은 점심식사로 대신하며 팀원들 팀웍 조성 및 사기 충전에 나서고 있다.
# 국내 한 민간협회에서 근무하는 B실장은 사내 회식 제도는 있지만 미투운동에 주52시간까지 저녁 회식 날짜를 정하는게 영 껄끄러운게 아니다. 부하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회식날을 잡는니 현금으로 나오는 회식비를 팀원들끼리 나눠갖기로 했다. 이렇게 하니 팀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저녁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취미생활을 시작한 직원도 생겼다.
지난해 미투운동 여파에 이어 주52시간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직장내 회식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애초 회식을 없애 불미스러운 일을 차단하기위해 전사적으로 회식을 자제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직원의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회식 문화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국내 C유통업체는 업종 특성상 여직원들이 많아 회식을 회사차원으로 없앴다며 직원들도 상당히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D유통업체는 회식이 필요한 경우에만 가끔씩하고 있지만 직원들에게 강요는 없고 주 52시간에 맞춰 빨리 끝내는 회식문화를 조성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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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아예 팀 회식비를 현금으로 팀원들에게 똑같이 나눠주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팀비용이 법인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민간단체협회 소속 한 부장은 "이런 방식을 직원도 만족해하는 분위기라며 때에 따라 친한 동료들끼리 저녁자리를 잡는 경우가 있지만 여러명이 함께하는 회식은 없어진지 오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회식 문화는 종적을 감춘지 오래다. 출퇴근 시간이 각자 다른 유연근무제 신청도 활발해지면서 회식 날짜 잡기는 그야말로 '민폐'가 됐다.
직원들은 회식없는 기업 문화가 더 낫다는 평가다. 서울 강남 IT기업에 다니는 8년차 직장인 E씨는 "회식이 줄면서 퇴근 후 자기만의 시간이 많아져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있다"며 "회식도 일의 연장선이라 생각했는데 회사에 저녁까지 매어있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늦게까지 술을 마시지 않아 좋고 상사 눈치보며 같이 앉아 있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기업 인근 식당가는 울상이다. 광화문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은 "예전에는 저녁 단체손님 예약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단체 손님들이 줄었다"며 "불경기탓인지, 주52시간 탓인지 장사가 예전같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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