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인가를 둘러싼 논란이 행정적 오해에서 비롯된 ‘헤프닝’으로 끝났다. ‘면허전환을 인가한 사실이 없다’는 서울시 해명에 이어 사업자인 브이씨앤씨(VCNC)가 혼란을 안겨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번 사태에서 발생한 각종 오해와 억측들의 사실관계를 정리해본다.
◆타다 프리미엄 취소? “행정적 절차만 남아”
우선 서울시가 타다 프리미엄 인가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은 서명(싸인)만 남긴 상태로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보면 된다”며 “고급택시 영업을 위한 면허전환의 경우 택시사업자에게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보통 인가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아직 협약서 서명이라는 절차가 남았고 면허전환 인가도 검토중인 상황에서 브이씨앤씨측에서 마치 모든 과정이 끝난것처럼 자료를 배포해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것이다. 서울시가 타다 프리미엄 출시를 강제로 막을 이유도 권한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1일 '타다 프리미엄' 론칭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재웅 쏘카 대표. 2019.02.21 mironj19@newspim.com |
브이씨앤씨 관계자 역시 “업무협약 체결이 사실상 끝났다는 점을 알리려다 ‘인가완료’라는 잘못된 표현을 써 혼란이 생긴 것”이라며 “면허전환은 관련 서류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6월중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출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타다 프리미엄 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인 오해가 있었을뿐 출시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의미다. 현 상황에서는 예정대로 6월중 타다 프리미엄을 운행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타다만 신규허가? “조건만 맞으면 누구나 시장진출”
서울시가 타다에게만 고급택시 시장 진출을 허용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서울시는 2015년 10월에 도입한 ‘고급택시 운영지침’을 현 상황에 맞춘 개선한 ‘고급택시 운영지침 등 관리방안 개선계획안’을 6월초에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새롭게 고급택시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자는 기존에 비해 강화된 자격요건만 갖추면 된다. 이는 기존 택시들의 생존권을 최대한 지키고 자격이 부족한 사업자가 준비없이 고급택시 사업을 시작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타다를 겨냥한 특별한 조항은 없다(아래표 참고).
[사진=서울시] |
서울시측은 “고급택시 시장은 그동안 잠잠했다가 최근 다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모든 사업자가 같은 기준을 거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표준안을 만들것이지 특정 사업자를 염두에 둔 것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고급택시 시장에 진출한 사업자는 카카오블랙, 삼화택시, 우버블랙, 리모블랙, 탑블랙 등 5곳이지만 운행차량은 5월기준 492대(개인 425대, 법인 67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타다 프리미엄의 성공 여부가 고급택시 시장 확대 여부의 가늠쇠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제차에 초고가 요금? “국산세단에 모범보다 조금 비싸”
타다 프리미엄 차종과 요금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
우선 차종 규정은 ‘배기량 2800cc 이상, 차량충당연한 1년 이내인 승용자동차’면 가능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외제차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브이씨앤씨는 운전기사(택시면허소지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산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차량구매 지원금도 제공한다.
요금은 모범택시보다 조금 비싼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브이씨앤씨측은 “현재 타다 베이직이 일반택시보다 30% 가량 요금이 비싼데 타다 프리미엄은 이보다 20~30% 정도 더 비싸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와는 달리 서울시와 요금수준을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기본 고급택시에 비해 저렴한 요금이지만, 이로 인해 택시업계에서는 타다 프리미엄 출시가 모범택시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타다 불법영업으로 일택시 영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까지 나오면 당장 모범택시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며 “서울시에 타다 프리미엄 도입을 해주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법적 권한이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