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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위협으로 노리는 것은 유가 급등”

기사등록 : 2019-06-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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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달 새 두 번째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한 후 이란이 배후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란이 이러한 위협으로 노리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억제하려 하는 유가 급등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은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이란이 해군과 공군, 미사일을 동원해 중동 전역에서 선박을 공격하거나 대타를 내세운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란은 전면전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 미국이나 아랍 전체의 심각한 대응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로 저강도의 산발적 공격을 지속함으로써 유가를 급등시켜 미국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해 5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폐기한 후 제재에 직면한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개 의향을 밝히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수차례 위협한 바 있다.

코즈먼 연구원은 이란은 국기나 유니폼 등 이란 국적이라는 표시를 없앤 선박으로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미국 등이 이란 정부를 직접 지목할 수 없도록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현재 이란이 밀수 행위와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오만만과 아덴만에서 해군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상, 중동산 석유 수출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추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일 1850만배럴의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해상운송되는 석유제품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쿠웨이트·이라크산 원유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된다.

사우디와 UAE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방법을 모색해 왔지만 별다른 대체 방법이 없다. 코즈먼 연구원은 “해상운송을 피하는 방법은 이라크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이용하는 것인데 해상운송을 대체할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홍해 얀부까지 이어지는 좀 더 큰 송유관을 가지고 있지만, 이조차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의 20%도 채 소화하지 못하는 규모다.

게다가 이러한 송유관도 이란의 공격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사우디 석유시설이 드론 폭발 공격을 받은 후 사우디는 얀부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폐쇄했다.

중동 산유국 중 페르시아만 밖으로 원유를 이송할 수 있는 송유관을 갖추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추가로 건설할 역량이 있는 국가는 사우디와 UAE 뿐이라고 코즈먼 연구원은 지적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사우디와 UAE 송유관의 총합 원유 운송량은 일일 660만배럴에 그쳤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두 척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일시 4% 이상 뛰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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