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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신화 꺼진 중국, 부동산 기업 전기차로 활로 모색

기사등록 : 2019-06-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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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전기차 사업위해 광폭횡보
최근 3년 전기차 산업 진출 부동산 대기업 10개에 육박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헝다그룹(恆大集團)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개발 대기업의 전기차 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풍부한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잠재 성장성이 높은 신흥산업으로 업종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재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회장이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광폭횡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쉬자인 회장의 지휘 아래 헝다그룹은 선양(瀋陽)시 정부와 친환경 자동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헝다그룹은 선양에 1200억위안을 투자할 방침이다. 선양이 위치한 중국 동북지역은 5년 만에 친환경 자동차 기업을 유치하게 됐다.

이보다 앞선 12일 쉬자인 회장은 서울 SK그룹 본사를 방문해 최태원 회장과 배터리 등 전기차 산업 부문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화제가 됐다. 그 하루 전인 11일에도 중국 광저우(廣州) 정부와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헝다그룹은 광저우 난사(南沙)에 1600억 위안을 투자해 완성차, 배터리, 모터의 3대 전기차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5일 동안 쉬자인 회장이 친환경 자동차 사업을 위해 제시한 투자금액만 2800억위안에 달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쉬 회장 본인이 중국 남단과 북단을 오가며 해당 지방정부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바다 건너 한국까지 다녀왔다.

여기에 헝다그룹이 2018년부터 친환경 자동차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을 더하면 지난 1년 총 투자규모가 적어도 3000억위안(약 51조원)에 달한다.헝다그룹은 향후 3~5년 이내에 세계 최대 규모, 최강의 친환경 자동차 그룹이 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 최근 3년 10개 내외 부동산 기업 자동차 산업 진출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헝다그룹뿐만이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차세대 자동차 산업으로 영업 분야 확대를 모색하는 부동산 개발사가 10개에 달한다.

중국의 또 다른 부동산 개발사 바오넝그룹(寶能集團)도 헝다그룹 못지않게 자동차 산업에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바오넝그룹은 2017년부터 자동차 제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해 3월 자본금 10억위안의 바오넝자동차유한공사를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친환경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자동차 제조기업 및 부품 기업 인수부터 친환경 자동차 산업단지 조성까지 매번 시장이 놀랄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17년 한 해에만 400억위안을 쏟아부었다.

완커(萬科), 화샤싱푸(華夏幸福), 비구이위안(碧桂園) 등 중국 유력 부동산 개발사들도 차세대 자동차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3년 이들 10개 내외 부동산 개발 대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 부문에 투입했거나 투자할 계획인 자금 규모가 4000억위안에 육박한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속속 뛰어드는 것은 업종 전환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황금기가 이미 지나가고, 부동산 시장의 성장성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커그룹 관계자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10년 뒤 완커그룹이 여전히 부동산 개발사로 남아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만약 여전히 부동산 개발사로 남게 된다면 엄청난 경영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완커그룹은 부동산 사업 비중을 줄이며 '완커=부동산'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고, 신수종 사업 탐색에 집중하고 있다.

◆ 부동산 기업의 자동차 기업 변신,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동산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업종 확대와 기업 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자동차 분야에 기술과 경험이 없는 부동산 기업이 단순히 잠재 성장성만 보고 너도나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첨단 기술과 산업 체인이 구축돼야 하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기업이 막강한 자금력만을 가지고 너무 쉽게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비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판스이(潘石屹) 소호(SOHO) 이사장은 "자동차는 매우 복잡한 산업이고 진입 장벽도 높다. 그만큼 리스크도 높다. 보통 사람이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부동산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거물 쑨훙빈(孫宏斌) 수낙(SUNAC 룽촹) 대표도 "(부동산 기업이) 친환경 차에 대해 무슨 기술이 있나? 우리는 절대 발을 들일 생각이 없다. 보기도 좋지 않다"라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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