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국채가 IT 섹터를 제치고 손바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트레이더와 펀드 매니저들의 거래가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필두로 한 IT 종목보다 국채에 집중됐다는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재개된 데 따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국채 투자 매력이 높아진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를 둘러싼 기대감 역시 국채 거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18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응답자의 27%가 미 국채 거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채 거래는 26%를 기록한 IT 섹터를 앞질렀다. 이어 미국 달러화와 유럽 주식 하락 베팅이 각각 18%와 9%의 비중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이 국채 거래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불법 이민을 빌미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관세 협박도 투자자들을 국채시장으로 몰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및 시기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저울질 역시 최근 국채 거래 규모를 확대하는 데 힘을 실었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자들이 ‘인내심’ 문구 삭제를 포함해 금리인하 의지를 드러낼 것인지 여부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국채 거래가 인기몰이를 한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은 전반적인 주식 비중을 대폭 낮춘 것으로 파악됐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이 32%를 기록해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주식의 비중 확대 대비 축소 전략이 21%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ETF 투자자들이 채권 관련 상품에 베팅한 자금은 66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주식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 밖에 현금 비중은 최근 3개월 사이 4.6%에서 5.6%로 상승,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BofA-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무역전쟁 리스크와 경기 침체 경고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절반 가량의 응답자가 앞으로 12개월 사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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