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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CB에 한방..."'추가부양'은 인위적 통화가치 절하"

기사등록 : 2019-06-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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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트럼프 설전에 유로화 2주 최저치 급락 후 낙폭 축소
트럼프 "파월 지켜보자" 금리인하 압박..전문가 "달러 약세 힘들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글로벌 금융 시장에 '트럼프발(發)' 환율전쟁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추가 경기부양정책을 시사하자, 달러화 강세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ECB가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맹비난, 유로화 약세에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9.06.18.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드라기 발언에 "유로화 수년째 떨어뜨려"

18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중앙은행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드라기 총재가 ECB는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유로존 경제를 부양하는 데 필요하다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해석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달러 대비 유로가 즉각 떨어져 그들(유로존; 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미국과 불공정하게 경쟁하기가 더 쉬워졌다"며 "그들은 중국 등과 함께 수 년째 이것을 자기들 맘대로 해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라기 총재는 포럼 토론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우리의 책무는 물가안정"이라며 "나는 조금 전 이 책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한 뒤, "우리는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ECB의 중기 물가목표치 '2% 바로 아래'를 밑돌고 있다.

드라기 총재의 '추가 경기부양' 발언 직후 1.1181유로로 2주 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유로화 가치(달러당)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과 드라기 총재의 반박이 오고 난 뒤 1.1195유로로 낙폭을 줄여 0.2%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97.657로 0.1%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되살아나는 환율전쟁 공포.."밑바닥 경쟁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반응은 금융 시장에 환율전쟁 공포를 되살렸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에 환율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공포에 불을 지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달러 가치가 높다는 주장을 해왔고, 유럽과 중국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유로화 등 다른 통화의 평가절하로 "미국이 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여러 번 불만을 표시해왔다. 연준의 금리 인상과 보유 채권을 매각하는 '양적긴축'으로 미국 경제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날에는 백악관이 지난 2월 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을 의장직에서 해임시킨 뒤 이사직으로 좌천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파월 의장)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연준이 19일 종료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차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놓고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즉각적인 금리인하를 주문한 셈이다. 금융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의 목표 범위를 2.25~2.50%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크텟 웰스매니지먼트의 페드릭 뒤크로젯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트위터에서 악몽의 시나리오는 "연준과 ECB가 '밑바닥으로 향하는 경쟁'에 참여해, 관세 (문제)와 함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외환 전문가들은 연준이 완화 정책을 하더라도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ECB를 제외한 다른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도 '완화'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달러지수는 1.5% 올랐으며 이달에는 0.1% 하락한 상태다.

유로/달러 환율 1년 추이,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유로/달러 환율 방향과 동일 [자료= 블룸버그통신]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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