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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등장’에 발빼는 투자자...한진칼, 길게보면 매력적

기사등록 : 2019-06-2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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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KCGI 추가 매수 가능성 제기...장기전 전망
경영권 프리미엄 고려하면 주가 저평가, 향후 상승 가능

[서울=뉴스핌] 전선형 김형락 기자 = 한진칼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주식을 10%까지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의 종료’를 전망한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한진과 KCGI(일명 강성부펀드)간 지분 분쟁을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투자매력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 본사.[사진= 이형석 기자]

2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오전 11시 34분 현재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50원 (9.28%) 하락한 3만6600원에 거래중이다. 대한항공 또한 전 거래일대비 1000원(3.19%) 떨어진 3만300원에 거래중이다.

한진그룹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델타항공의 지분 매수 발표 때문.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양국(한·미) 규제당국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인수 소식에 항공업계와 증권업계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마무리를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델타항공이 고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해에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한진그룹의 우호지분을 실어줄 ‘백기사’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 델타항공이 매입한 한진칼 지분 4.3%를 우호지분으로 계산하면,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 지분 28.93%에 더해 총 33.23%를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나아가 델타항공이 예고한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경우 우호지분만 38.93%에 달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이 지분을 사는 액션은 별로 잃을게 없는 투자”라며 “델타가 아시아 지역은 원래도 이런 식으로 지분을 사오는 행보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현재 북미지역 항공업은 성숙기라 성장성을 다른 지역에서 구해야하는데,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파트너사인 한진이 경영 쪽에 불안감이 있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KCGI이 조만간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이 조 회장 일가가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해진 상황을 만들어줬을 뿐, 상황이 마무리 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조원태 회장 측이 KCGI와의 지분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해졌으나,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여전히 소액주주의 지분이 많아 KCGI 측도 추가 지분 취득을 통한 반격이 가능하고, 기타 변수들도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CGI 측이 다시 판세를 역전하기 위해서는 한진칼 지분 12.7%를 매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34.0%로 줄어들고, 주총이 열리면 친 조원태 측이 42.7%, 반 조원태 측이 42.8%를 확보하게 되고 양측의 판세가 역전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한 앞으로의 주가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엄경아 연구원은 “현재 델타항공이 백기사를 했으니, 지분 차이가 나서 투자자들이 ‘싸움이 안되겠다’고 생각한 거 같다”며 “하지만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 임원은 “한진칼 주가 상대적으로 싼 편인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 한  인수합병(M&A)가치는 여전히 싸 보인다”며 “델타항공이 들어오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밀리고 있지만, 추가적 경영권 분쟁 관련 뉴스가 나오면 지금보다 한 단계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thera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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