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전주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가 자사고 지정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후폭풍이 거샌 가운데 이른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자사고 폐지 주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감 17명 가운데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해 진보성향인 14명이 자사고 폐지 정책에 동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폐지 및 일반고 전환에 방점을 찍고 교육정책을 추진해왔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21일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취소 결정와 관련해 "상산고 심의 결과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원안대로 심의했다"고 밝혔다.
[전주=뉴스핌] 고종승 기자 = 상산고 총동창회는 20일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탈락발표에 ‘전북 교육의 미래는 죽었다’는 근조 화환을 전북교육청앞에 설치하고 항의하고 있다. 2019.6.20. kjss5925@newspim.com |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자사고 폐지를 외치는 이유는 전북교육청 설명처럼 애초 자사고 목적 취지가 퇴색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금 없이 독립된 재정과 자체적인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는 사립 고등학교를 의미한다. 2003년 자립형사립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2011년 자율형사립교등학교로 전환됐다.
일반고와 가장 큰 차이점은 교과과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학생 선발 기준도 자체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부분의 자사고가 대학 입시에 유리한 쪽으로 교과과정을 구성, 사실상 명문대 진학을 위한 맞춤형 고등학교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자사고가 대입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전락했고, 학생들의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자사고 뿐 아니라 외고를 폐지하고, 학생들이 교과를 선택한 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고교 학점제를 통해서, 공교육을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거다.
현행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에 설립 근거를 둔 자사고는 설립 신청을 했을 때 당국에 제출한 설립 목적에 맞게 교과 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자사고에서 실제로 운영되는 교과과정은 국‧영‧수 등의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심지어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이들 과목의 수업을 늘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일반고에서는 우수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적어졌고 면학 분위기 조성도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자사고 폐지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일반고의 붕괴를 가져왔다는 게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자사고 폐지 근거다.
서울 지역 자사고의 한 교장은 "자사고 폐지 과정이 합리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사로 폐지에 대해 국민의 상당수가 동의하고 있는 점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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