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서울시향 단원들이 하나의 팀으로 함께 연주하는 단결력을 강조해, 재능과 기술을 서로 협력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또 연주 단체를 넘어 예술기관으로서 미래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조명하고자 한다."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신임 음악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음악감독 임명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사진=서울시향] |
오스모 벤스케의 별명은 오케스트라 빌더다. 2003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맡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얻은 명성이다. 2012년 10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오케스트라 파업으로 인해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난항을 겪고, 이후 우여곡절에도 결국 벤스케가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어떤 오케스트라든 경영은 쉽지 않다. 굉장히 모범적인 사례로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손꼽힌다. 소통과 협력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역 오케스트라 최초로 쿠바 투어를 하는 등 지역 예술단체의 혁신 모델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향이 추구하는 비전과 유사하다고 봤다. 성장, 교육, 공익, 협력 등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스모 벤스케와 만나 서울시향만의 독보적인 운영모델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 출신인 오스모 벤스케는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이자, 베토벤과 브루크너, 말러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레퍼토리에 정평이 나있다. 현재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며, 핀란드 라티 심포니 명예지휘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2015년 11월 서울시향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17년부터 매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서울시향은 언제나 가능성이 열려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도 많이 해봤지만 지쳐있거나 진부한 반응을 하는 곳도 있었다. 새로운 시도에 저항하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곳도 봤다. 서울시향은 그런 게 없었다. 언제든, 무엇이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잠재력을 가진 오케스트라"라고 평가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사진=서울시향] |
벤스케 신임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운영 전략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콘서트홀, 두 번째는 레코딩, 세 번째는 페스티벌이다. 레코딩 작업을 통해 오케스트라가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제 페스티벌에 진출할 수 있다. 성과를 내면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지며 오케스트라 위상을 사회적으로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해외 여러 지역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안에서, 특히 오케스트라 공연을 들을 수 없는 지역에 찾아가 음악을 전달해주고 싶다"며 "콘서트홀이 없이는 불가능한 전략이다. 더 훌륭한 녹음과 더 좋은 비평을 얻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주하고 연습해야 한다. 상주해서 연습 가능한 콘서트홀이 필요하다. 리허설을 하는 장소와 공연을 하는 장소가 일치돼야 오케스트라 연주력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이사는 "서울시민들 소망 중 하나인 것 같다. 서울시향 전용홀이 아닌 서울시민들을 위한 홀이다. 좋은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의 명소로서 콘서트홀을 맞이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왼),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사진=서울시향] |
벤스케 신임 음악감독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방향은 실내악 앙상블이다. 기계적인 연주가 아닌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또 유명 작품 외에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조명해 연주하고자 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실내악 앙상블을 추구한다. 지휘에만 따르는 게 아니라 모든 파트가 다른 소리를 듣고 반응하며 유기적으로 하나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다"라며 "유명한 작곡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현재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훗날 명작곡가로 인정받을 젊은 음악가들의 작품을 조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벤스케는 오는 2020년 1월부터 3년간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