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번 아랍에미레이트(UAE)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수주로 영국, 미국 등을 제치고 한국의 우수 기술력이 전세계적으로 입증됐다. 현재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국가들에게도 국내 기술의 수출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24일 세종정부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진행한 '한-UAE 기업간 바라카원전 정비사업계획 체결' 브리핑에서 이번 사업 수주 성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하루 전인 23일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은 바라카 원전운영법인인 '나와에너지(Nawah Energy)'와 장기정비서비스계약(LTMSA·Long-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과 정비사업계약(MSA·Maintenance Service Agreement)을 각각 체결했다. 정비서비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양사간 합의에 따라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마크 레드먼 나와 에너지 CEO가 23일 UAE원전 정비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당초 원전 4기(총 5600MW)의 장기정비계약에는 한국 정부와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나와에너지사가 한국 외에도 영국, 미국 등 3개 회사를 참여시키는 국제경쟁입찰로 전환하면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한수원-한전KPS는 이번 사업의 중요도를 감안, 정비 분야 고위직을 직접 나와에 파견해 바라카 원전 정비계획 수립 등 의사 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주기기 등 전문분야 정비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UAE는 원전사업 전주기를 함께 한 파트너가 됐다. 한수원은 지난 2009년 12월 UAE와 바라카 원전 건설계약을 맺었고, 2016년 10월 운영지원계약, 지난해 3월 장기설계지원계약·핵연료공급 MOU에 이어 이번 정비서비스 계약까지 10년 가까이 긴밀히 협력했다.
정 사장은 "UAE는 중동에서 처음으로 원전을 시도한 국가로, 이번 원전사업에서 한국과 설계-운영-핵연료-정비 등 전주기 협력을 계기로 해외 원전수출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한다"면서 "실제 중동의 경우 이웃국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중동 원전사업을 함께 진출 할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정재훈 사장은 당초 예상보다 사업규모가 크게 축소된 만큼 내심 아쉬움도 내비쳤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된 팀 코리아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계약으로 향후 10~15년간 최대 3조원에 이르는 정비 사업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은 5년으로 제한됐고, 독점적 정비사업자로서의 지위도 불안정하게 됐다. 업계는 한국이 확보한 사업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나와에너지와 LTMSA 계약을 맺은 나라로 한국 컨소시엄이 유일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또한 이번 계약으로 정비서비스 사업에 있어 10년, 20년, 30년까지 장기계약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렸다. 통상적으로 정비서비스 사업계약은 2, 3년 단위의 단기계약이 대부분이다. 정 사장은 "5년 단위 계약은 오히려 계속 연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사장은 "계약상 5년 계약에 대해 롤링오버해서 계속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5년, 10년, 15년, 30년 더 이상의 협력도 가능한 형태의 계약"이라며 "또한 일반적인 서비스 계약의 형태에 있어 단가 위주의 계약을 하지 총액 위주의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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