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일본 정부가 오는 10월 개최되는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한국을 초청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군은 “초청장을 못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일본 정부가 초청장을 안 보내기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방위성의 공식 입장을 인용해 “오는 10월 14일 가나가와 현 사가미 만에서 해상자위대 관함식이 개최되는데 여기에 한국군은 초청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3년에 한 번 열리는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통상 우방국을 초청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열린 관함식에 해군은 대조영함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번 관함식에는 한국군이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국군은 초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초청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군과 초계기 저공비행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며 ‘중국, 일본, 인도군은 초청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해군은 “아직 일본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해군 관계자는 “초청장이 와야 참가여부를 검토할 텐데 아직 초청장도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일본 정부가 ‘보내지 않겠다’라고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24일 전날 일본 초계기가 해군 대조영함 주변으로 근접 위협비행을 한 증거로 당시 대조영함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국방부] |
앞서 한일 양국은 지난해부터 여러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주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군 자위대 군함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하려다 결국 불참한 바 있고,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하면서 설립 허가를 취소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항의하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일 초계기 공방까지 첨예한 갈등으로 번졌다. 당시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독도 동북쪽 200km 가량 떨어진 공해상 근처에서 표류 중인 북한 조난 선박 구조작업을 진행했는데, 일본 측이 한국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추격할 목적으로 STIR 레이더(공격용 지향성 레이더)를 운용한 것이라며 주장해 한일 외교전으로 비화됐다.
한일 양국 간 갈등은 올해 들어서도 갈수록 고조됐다. 일본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부산 인근 해역에서 개최된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ASEAN Defense Minister's Meeting) 해양안보분과 회원국들이 참가하는 연합해상훈련 1차 훈련에 자국 함정을 참가시키지 않았다.
일본은 대신 5월 9일부터 13일까지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서 열리는 ADMM-Plus 2부 훈련에만 자국 함정을 참가시켰다. 이 때문에 ‘초계기 관련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왔다.
같은 달 한일 국방부가 ‘일본 초계기 근접비행 관련 지침’을 놓고 대립한 일도 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4월 22일 “한국 국방부가 ‘한국 측 함정에 3해리 이내로 접근하는 일본 군용기에는 화기관제레이더를 쏘고 경고할 것’이라는 방침을 일본 방위성에 전달했고 이에 일본 정부가 철회를 요구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그런 지침을 통보한 일이 없고, 비공개 회의 내용을 일본 측이 공개했다”며 강도 높게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일본 방위상이 공식적으로 ‘한일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 이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우리 측도 화답하면서 결국 지난 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싱가포르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개최됐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당시 비공개 회담을 갖고 초계기 문제 등 한일 양국 간 국방‧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