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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투자' 요청한 트럼프, 고민 깊어지는 재계

기사등록 : 2019-06-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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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재계 회동...롯데·CJ '추가 투자'로 화답
"다른 기업들도 대미 투자 방안 고민할 듯"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재계 총수들을 만나 미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 요청했다. 이에 관련 그룹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LG그룹에선 구광모 회장 대신 권영수 부회장이 참석했다.

[서울 로이터=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으로 김승연 한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이 보인다. 2019.06.30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려준 한국 기업들에게 감사하는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총수들을 직접 불러 일으켜 세우며 미국에 투자해 온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최근 3조6000억원의 미국 투자를 단행한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을 여러번 언급하며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자리를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받아들이는 기업은 없다. 한국 기업 총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더 적극적이고 많은 투자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향후 미국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기업의 투자는 주판알을 맞춰 이익이 기대될 때 단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들을 초청해 투자를 요청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 것이다.

우선 참석 그룹 중 롯데와 CJ그룹은 대미 투자 확대 의사를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추가적인 대미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루이지애나 공장 증설과 미국 동부 지역 리조트 사업 확대 등이 거론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앞으로 미국 식품·유통사업에 추가로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미국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내외 환경이 좋지 않아 기업들의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R&D센터를 새로 세우거나 기존 R&D센터나 공장 확장 등을 고민할 수 있다. 현대차나 SK, LG그룹 등도 미국에 있는 자동차, 배터리, 가전 공장 등을 확장하는 식으로 투자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LA에 라면 공장이 있는 농심은 현재 검토중인 제 2공장 설립 방안을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현지 투자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며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업들을 초청해 투자를 부탁했기 때문에 대미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은 속도를 내고, 고민했던 기업들은 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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