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 본사 수입 차량의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해 판매하기 시작한다. 작년부터 르노 수입 모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각 브랜드의 동반 성장을 위한 마케팅 정책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르노가 삼성과 상표권 계약만료를 1년 앞두고,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자동차 전시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달부터 전국 전시장에 르노 차량만 전시하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로 결정, 해당 내용을 대리점 사장들에게 공지했다. 이미 분당과 판교, 강남 등 수도권 전시장에서는 르노 엠블럼으로 장식한 공간을 전시장 안에 별도로 만들었다.
2019년 6월 말 기준 르노삼성 전국 전시장은 총 250개다.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전체 모델 가운데 르노 엠블럼을 달고 있는 차량은 클리오와 트위지, 마스터 등 3대다. 올해 5월까지 르노삼성 전체 내수 판매량 2만7000여대 가운데 르노 차량은 2000대를 차지했다.
그동안 르노삼성 전시장에서는 르노삼성의 태풍 엠블럼만 장식해 왔다. 그러면서 전시장에서 판매하는 르노 수입 모델의 수익은 르노 본사와 전시장이 일정 비율로 가져갔다. 르노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하지만, 당분간 수익 배분 정책은 현재와 동일하게 가져간다는 게 르노삼성 측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시장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츰 별도 전시장까지 마련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후 국내 추가 도입할 르노 모델은 마스터 전기차와 전기 준중형 세단 조에, 캉구 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이다. 국내 친환경 정책에 맞춰 르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르노삼성 측은 르노와 삼성의 결별 가능성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개별 전시장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하는 것을 본사 차원에서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 “마케팅과 르노‧삼성 계약을 연결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표권 연장은 시간을 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프랑스 르노는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연간 매출액의 0.8%를 사용료로 지급하고,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10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입차 시장 확대로 르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됐고, 수백억원의 상표 사용료가 부담돼 오는 2020년엔 재계약 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