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부동산

김현아 의원 "은명초, 가연성 소재 건물인데도 서울교육청은 몰라"

기사등록 : 2019-07-01 18:0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달 26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는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소재인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지어졌지만 정작 서울시 교육청 통계에는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드라이비트는 다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난 2017년 제천스포츠센터와 지난해말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 받고 있다.

1일 국회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사진)이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드라이비트 사용 학교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은명초등학교는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건물을 지었지만 통계에는 누락돼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은명초등학교에서 화재가 급격히 확산된 원인은 드라이비트와 알루미늄 복합 패널과 같은 가연성 소재로 학교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부 타버린 별관 5층의 경우 대부분 드라이비트를 사용했다.

하지만 은명초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 통계에서 누락돼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김현아 의원은 "은명초등학교의 경우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가 사용됐지만 서울시 교육청 통계에선 누락돼 있었다"며 "안전을 관리해야할 서울시 교육청이 위험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드라이비트 사용량이 많은 학교 건물은 상당수가 화재 대응이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김현아 의원의 이야기다. 제천스포츠센터와 밀양세종병원 화재사건 이후 각 지자체는 대형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드라이비트를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 건물은 여전히 방치돼 있어서다.

지난 5월말 기준 서울시에서 드라이비트로 시공한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총 419개교로 전체 학교의 30.7%에 달한다. 학교 3곳 중 1곳은 화재 시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많은 초등학교는 서울시내 초등학교의 36.9%에 해당하는 220개 학교가 드라이비트로 시공됐다. 고등학교는 103개로 전체의 32.5%였으며 중학교는 상대적으로 낮은 23.8%의 드라이비트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학교와 유치원은 각각 14.8%(4개)와 4%(1개)로 조사됐다.

관할 교육청별로는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를 관할하는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이 가장 많았다. 서부교육지원청 산하 학교 건물 가운데는 총 119개 동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됐다. 뒤이어 △동작관악교육지원청 79동 △강서양천교육지원청·남부교육지원청 각 57동 △성동광진교육지원청 52동으로 집계됐다. 서부교육지원청의 경우 유독 드라이비트 건물이 많아 조속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란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자료=김현아 의원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교육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외벽개선사업을 시행해 매년 50여개 학교의 드라이비트 제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드라이비트 제거를 중점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 이에 따라 실제 드라이비트 제거 규모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차원의 대응도 미진하다는 게 김현아 의원의 주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사동, 생활관, 강당/체육관과 같은 학생이 이용하는 시설 중 외벽 전체 면적의 60% 이상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된 건물은 전국기준 3450동이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5년간 750억원을 투입 매년 50동씩 250개동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교육부 사업계획대로라면 3450동을 전부 개선하는 데는 무려 69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 차원에서 드라이비트가 60% 이상 사용된 건물만 개선을 추진하다보니 드라이비트가 소규모로 사용된 건축물의 경우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된다는 점이다. 사실상 전체건물을 개선하기에는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김현아 의원은 "시급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인데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아직도 안전 예산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과감한 예산투입으로 조속히 화재안전성능보강을 끝 마쳐 혹시 모를 화재로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건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