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막말과 돌발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가 지난달 30일 판문점 '즉석' 북미 정상회동을 계기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외교 형식을 깬 새로운 방식의 외교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DMZ 인사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사진 = 트럼프 트위터] |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북한과 대화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 회동은 트위터로 이뤄졌다"며 "김 위원장이 트위터에 응했다는 것은 역학관계에서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남을 제안했다.
이에 같은 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제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말하면서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북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을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화답했다.
북미 양측은 DMZ 회동이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의향 표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일 오산 공군기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판문점 회동이 도박이 아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도박이) 먹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을 깨고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의 발판을 마련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무급 하위 관리 선에서 회담 의제를 설정하고 합의문을 작성하며 의전까지 계획하는 기존의 정상외교 절차를 깨고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미 온라인 매체 '미디어에이트(Mediaite)'는 '트위터 외교? 트럼프가 갑작스럽게 김정은에 대한 DMZ 악수 초청을 트윗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부각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정제되지 않은 수사와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지난 3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취소' 기습 트윗이 그 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재무부가 대규모의 대북제재를 더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오늘 나는 그 추가 제재를 취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미 언론들은 그 전날 미 재무부가 대북 제재를 발표한 탓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전날 재무부의 대북 제재 발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후 하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제재는 전날 미 재무부가 발표한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주 발표가 예정됐던 미공개 대북제재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며 취소 대상은 전날 발표한 제재가 맞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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