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4일 반도체 소재 등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날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기존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여기에 더해 일본 정부는 첨단 부품·기술 수출 시 규제를 완화적용 받는 '화이트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절차도 진행한다. 일본 언론은 오는 8월 중으로 시행령이 개정돼 한국이 배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이트국 배제가 시행될 경우, 3품목 외에도 규제 강화 대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제강화가 시행된 3개 품목 외에도, '화이트국' 자체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절차에도 착수한 상태다.
일본은 현재 우방국을 '화이트국'으로 지정해, 필요최소한의 수출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수출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일본과 같은 '캐치올 규제'를 도입하고 있고,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되는 수출·입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국가들이 해당된다.
일본은 '수출무역관리령'을 통해 수출하는 화물 중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규제한다. 해당 령은 △리스트 규제 △캐치올 규제 2가지로 구성돼있다. 리스트 규제는 구체적인 규제 품목을 리스트로 만들어 규제하는 것이고, 캐치올 규제는 리스트 이외의 품목까지 규제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대부분의 나라에 캐치올 규제를 적용받지만, 화이트국를 수출대상으로 하는 경우엔 리스트 규제를 적용하는 우대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화이트국에 수출하는 화물이라고 해도, 화이트국을 경유해 비(非)화이트국으로 우회수출될 경우엔 인정되지 않는다.
현재 화이트국은 한국을 포함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불가리아 △캐나다 △체코 △덴마크 △핀란드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27개국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한국은 화이트국이기 때문에 리스트 이외 항목에 대해선 대부분 포괄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제외될 경우, 캐치올 규제 적용 대상이 돼 개별 수출 별 심사를 받게 된다. 또 4일 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에만 심사가 엄격화됐지만, 화이트국 배제 시엔 규제 강화 품목이 확대된다.
일본 측은 화이트국 배제 조치는 안전보장상 때문이라며,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NHK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3일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 규제에 대해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 등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수출할 때는 확실한 관리를 늘 진행해야 한다"며 "부단의 노력을 하는 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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