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어린이들을 가족과 격리해 별도의 교육시설에서 중국문화를 주입하는 등 사실상 문화 말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는 5일 심층 보도를 통해 “중국 신장지구에서 위구르족 성인 수십만명이 격리시설이나 구치소 등에 사실상 격리됨과 동시에 대규모 기숙학교 건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위구르족 어린이들을 가족으로부터 떼어내 기숙학교에 격리한 채로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에서 지난 2009년 9월 4일 한족 지배에 항거하는 대규모 시위대를 중국 정부가 강경 진압하면서 200여명이 숨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1100만명이 거주하는 신장(新疆) 웨이우얼 자치구에서 약 3년 전부터 재교육 수용소를 세우고 위구르족을 강제로 수용해 왔다. 테러범 및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교화하며 직업훈련을 제공해 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복귀시킨다는 정책이지만, 위구르족 정체성을 빼앗고 공산당 정신을 주입하려는 정책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BBC는 신장위구르 전문가인 아드리안 젠츠 박사를 인용, 중국 정부가 재교육 수용소에 들어간 부모로부터 이탈된 어린이들을 기숙 유치원과 학교로 보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주입시키면서 사실상 문화 말살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기숙학교에서는 중국어만 사용할 수 있고 소수민족 언어를 사용할 경우 징계를 받게 된다. 또한 감시 시스템과 경보기, 전기 펜스까지 설치돼 학생들은 삼엄한 경비 속에 외부와 엄격히 격리돼 있다고 젠츠 박사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기숙학교가 “사회적 안정과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학교가 부모를 대신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젠츠 박사는 “이는 한 민족을 문화적으로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어린이를 부모로부터 격리한 후 민족적 뿌리와 종교적 믿음, 고유의 언어까지 거세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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