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의 6월 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호조를 이루면서 이달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인 가운데 월가는 다음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단기적인 금융시장 향방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와 고용 지표 개선을 빌미로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제시한 금리인하 힌트에서 한 발 물러설 것인지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5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오는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11일 상원 은행위원회의 증언에 나선다.
다음주 증언은 7월 금리인하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전망과 금융시장 흐름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2만4000건 급증,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상황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파월 의장의 이틀째 증언이 예정된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되며, 통화정책 기조에 핵심 변수가 자리잡은 만큼 이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월가의 이달 금리인하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블룸버그는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던 시장이 이제 인하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내고 “이번 결과는 투자자들이 바라고 있던 것과 거리가 멀다”며 “지금부터 이달 말 연준 통화정책 회의까지 발표될 지표가 금리인하에 설득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채권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단기물 국채 매도가 봇물을 이뤘다”며 “이달은 물론이고 연말까지 25bp의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제로금리 정책 시행 이후 10년만의 첫 금리인하가 이달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아메리베스트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채권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은 7월 50bp의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었지만 고용 지표 호조에 따라 공격적인 통화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이달 25bp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다음주 의회 증언에서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보였던 입장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널뛰기를 연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엇갈리는 경제 지표와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연준 정책자들이 간단치 않은 입장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해 연준은 지표가 목표치에 미달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 추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고용과 전반적인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백악관은 연준에 또 한 차례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이 더욱 호조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지난달 고용이 크게 개선됐지만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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