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핌] 황수정 기자 = 엄마와 딸이란 소재는 전 세계, 어느 언어로도 공감대를 자아낸다. 그만큼 보편적이지만 다소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독특한 구성과 연출로 색다르게 전한다.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원파인데이' 공연 장면 [사진=딤프 사무국] |
뮤지컬 '원 파인 데이(One Fine Day)'는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공식 초청작으로, 대만에서 창작됐다. 지난해 DIMF에서 '맨투밋'으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던 배우 천핀링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작품은 딸을 가진 엄마가 된 쉰판(천핀링)이 자신의 엄마 징야(장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내용이다. 남편이 떠나고 홀로 딸을 키우던 징야는 어느 날 불치병 선고를 받는다. 치료보다 딸을 택한 징야와 딸 쉰판의 이별을 담담하게 그리면서 사랑과 슬픔을 더욱 강조한다.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원파인데이' 공연 장면 [사진=딤프 사무국] |
모녀의 이야기지만, 배우들이 모두 엄마가 되거나 여러 연령대의 딸, 댄서의 등장 등 독특하게 꾸며진다. 싱글맘이 된 징야의 이야기, 딸이 나이를 먹으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이 평범한 대화와 일상으로 엮어져 관객들의 공감대를 높인다. 어린 시절 엄마와의 추억을 상기시킨다.
자칫 지루할 수 있을 법한 상황은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타파한다. 모녀의 상황을 강조하는 괴물의 전설이나 애니메이션 영상을 활용해 아름답게 꾸민다. 그림자놀이나 인형 등을 활용해 평범한 시간의 흐름도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한다. 다만 너무 잦고 긴 암전 시간은 흐름을 끊어 아쉽다.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원파인데이' 공연 장면 [사진=딤프 사무국] |
공연은 무대 소품이나 세트를 최소화해 배우와 이야기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모녀의 사랑과 이별에 집중했지만, 대만에서도 한국에서도 사회적인 이슈인 싱글맘을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 너무 무겁지 않고 또 가볍지 않게 풀어내는 점도 긍정적이다.
배우들은 아역까지도 매우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극의 스토리텔러인 천핀링은 물론, 징야 역을 맡은 장렁은 신인임에도 탄탄하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물론, 극을 끌고 가는 힘이 안정적이다. 특히 쉰판의 딸을 연기한 아역 배우 장용쉬엔은 신스틸러다.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실력도 출중하고 자신감도 넘친다.
제13회 DIMF 공식초청작 '원파인데이' 공연 장면 [사진=딤프 사무국] |
각자 엄마에 대한 감정이 다를 수는 있지만, 뮤지컬 '원 파인 데이'는 엄마의 사랑과 희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전한다. 또한 한 단계 더 성장한 대만 뮤지컬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