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분기 북한과 러시아 극동지역 간 교역액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8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총영사관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동안의 북한과 러시아 극동지역 간 교역액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지난 4월 23일 북한-러시아 접경지대인 러시아 하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맞이할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하산역 앞 북한과 러시아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동안 북한과 연해주, 아무르주, 사할린 등 러시아 극동지역 간 교역액은 총 1069만 달러였다. 이는 전년도 같은기간 교역 총액인 372만 달러에 비해 187% 증가한 수치다.
또 1분기 북한과 러시아 극동지역 간 교역액 총 1069만 달러 중 대북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기간 대북수출이 1067만 달러, 수입이 2만 달러였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대북 주요 수출품은 △정제유 등 석유제품(908만 달러) △식용유(72만 달러) △프로판 등 천연가스(50만 달러), 밀가루(30만 달러) 등이고 수입품은 식료품(2만 달러)이다.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진행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양국 간 교역액 급등은 양국의 정치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러시아 극동지역이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정제유 등 석유제품을 수출하기가 용이하고 북한산 수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러시아 다른 지역과 달리 교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어 "하지만 2018년 북한과 러시아 간 전체 교역액이 유엔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는데도 북한과 러시아 극동지역 간 교역액이 증가한 주요한 이유는 양국의 정치전략 "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의 내부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한과의 교역을 격려하고 촉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란코프 교수는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은 구조적으로 수출입 품목에 대한 필요가 다르고 북한에 러시아 물품을 구입할 외화가 부족해 양국 간 교역이 계속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석탄, 철광 등 지하자원과 수산물인데 러시아에는 석탄, 철광 등이 많이 매장되어 있고 수산물 수요가 적어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 수출품에 대한 관심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란코프 교수는 이어 "러시아는 북한과 무역하는 자국 회사들을 직·간접적으로 후원할 의지가 없다"며 "그 결과 이 회사들은 북한 측에 정제유 제품 등을 국제시장 가격으로 팔고 있어 외화가 부족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필요한 물품을 계속 수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웹사이트에 게재된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5월 3,208톤의 정제유를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총 21,212톤의 정제유를 북한에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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