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로 복귀한다. 노동계는 경영계의 내년 최저임금 삭감안에 반발, 앞선 회의에 참석을 거부했었다.
근로자위원들은 1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2020년 최저임금 결정의 중대성을 고려, 대책회의를 통해 11차 전원회의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19.07.09 [사진=뉴스핌DB] |
복귀 이유로는 크게 3가지를 들었는데 "사용자 위원이 최저임금 삭감안을 제출한 이후 1만1000명의 국민이 사용자 위원을 규탄하는 서명을 해줬다. 이는 사용자 위원에 대한 규탄뿐만이 아니라 노동자 위원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복귀 명령으로 무겁게 받아들인다"는게 첫 번째 이유다.
또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심의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공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기구이자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협의기구로서 존중해야 하며 잠시 사용자 위원의 몽니로 인해 파행이 있었더라도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또 다른 참석 이유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제8차 전원회의 결과에서 확인된 '제도개선전문위원회' 추진 관련 부적절한 회의결과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개선전문위원회는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이 경영계의 전원회의 복귀를 위해 설치를 제안했던 기구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지급, 월단위 환산 병기 등 앞선 5차 회의에서 투표로 결정됐던 안건을 재차 다루게 된다.
이날 노동계 복귀로 최저임금위는 또 다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위원장이 전날까지 노·사 양측에 제시한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 수정안도 오늘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서 노동계는 현 최저임금(8350원)보다 19.8% 인상한 1만원, 경영계는 4.2% 삭감된 8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현재까지 분위기로 봐선 노동계는 1만원을 끝까지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경영계는 삭감안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끝내 노사 양측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인상률 구간)을 제시, 접점을 모색하게 된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19.07.03 [사진=뉴스핌DB] |
또 하나의 쟁점은 위원장이 약속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급 논의 여부다. 경영계는 지난 6, 7차 회의에 잇따라 불참하며 회의 참석 자체를 거부해왔다. 5차 회의 당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급, 최저임금 월단위 환산 표기 반대 등을 주장했던 경영계의 주장이 전체 표결에 의해 거부됐기 떄문이다.
하지만 노동계 역시 이미 표결로 부쳐진 안건에 대해 재논의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오늘 회의에서 경영계가 해당 안건에 대한 재논의를 강하게 주장할 경우 또 다시 파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원장이 약속한 내년 최저임금 심의 기한은 이번주까지다. 현재 예정된 최저임금 전원회의는 내일 열리는 11차 전원회의가 마지막으로, 내일 회의에서 최종 심의가 이뤄지려면 오늘 회의에서 양측간 어느정도 간극을 좁혀야 한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12일 한 차례 전원회의를 추가로 개최해 내년 최저임금 최종안을 두고 표결할 예정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최저임금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최저임금위의 의결 이후 8월 5일 고용부 장관 고시 전까지 개인 및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이의 제기 수렴, 고시를 위한 행정 절차 등에 최소 20일이 소요될 것으로 고용부는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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