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정부가 일본 반도체 부품소재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단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를 다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제3국을 통한 현실적인 수입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간담회’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은 “단기적 대책으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인 간담회 [사진=청와대] |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기업들이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을 통해 △포토 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일본 정부가 국외 생산까지 통제하게 되면 곧바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게 되므로 이것까지 금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중 포토레지스트는 스미모토, 신에츠, JSR에서 공급받는다. 불화수소는 스텔라와 모리타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패널의 핵심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국내 공급사가 없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스미모토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JSR은 벨기에에, 스텔라는 대만과 싱가포르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TOK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포토레지스트 일부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7일 일본으로 건너 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지 기업인을 만나 일본 기업의 해외공장에서 소재를 공급받기 위한 의사를 타진하고 물량확보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만약 일본기업의 해외 생산거점을 통하게 될 경우 해당 생산거점들이 원래 갖고 있던 고객사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이 자국내 생산한 소재를 제3국을 거쳐 우회수출하는 방안에 대해선 현실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자문위원은 “제3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수출할 때 재수출 국가와 재수출 용도에 대해 신고해야 한다”며 “일본이 3개 품목을 수출규제하는 표면적인 목적이 ‘안전보장’이기 때문에 재수출 국가를 한국이라고 신고한다면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일본의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 수출 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측의 무역 관리 체제가 불충분하며 화학무기 등에 쓰일 수 있는 소재가 한국에서 다른 국가로 넘어갈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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