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글로벌신용평가사 S&P가 한국기업 신용도가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S&P는 10일 국내 200대 기업 신용도가 차입금 증가와 실적둔화로 인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저하됐다고 발표했다. 험난한 영업환경, 공격적인 재무정책, 규제 리스크 등 여러 요인들로 한국기업들의 신용도 부담이 향후 12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홍 S&P글로벌 신용평가의 이사는 "S&P의 중국, 미국, 유로존, 그리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고려했을 때, 거시경제 지표의 둔화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수요 둔화와 무역분쟁 심화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저하로 나타났으며 향후 12개월 동안 추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와 69% 감소했다. 수출의존형 산업인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를 비롯해 정유 및 화학 산업의 경우 향후 1~2년 동안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영업현금흐름 감소에도 불구, 자본투자와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는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도입하고 있어 재무지표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해, 향후 2~3년에 걸쳐 차입을 통한 생산설비 확충을 계획중인 것이 대표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들이 만나는 모습 [사진=청와대] |
S&P는 이러한 신용도 흐름을 반영해 작년말부터 일부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하향조정 했다고 밝혔다.
SK 하이닉스(BBB-/안정적), 이마트 (BBB/부정적), SK텔레콤(A-/부정적), LG 화학(A-/부정적), SK 이노베이션(BBB+/부정적), SK E&S (BBB/부정적)은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했다. KCC (BBB-/안정적)와 현대차그룹(BBB+/안정적)은 신용등급을 낮췄다.
S&P는 올초부터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 하향조정이 상향조정보다 많은 부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기업들 중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이 상향조정 된 기업은 없다고 부연했다.
S&P는 어려운 영업환경과 기업들의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고려할 때, 부정적인 신용도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급격한 신용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세현 S&P 이사는 "여러 하방압력에도 불구, 한국 기업들은 양호한 운영효율성과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 보다 유리한 시장지위를 점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급격히 변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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