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로 일본이 경제보복을 취하자 한국 시민들이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일본 기업에 대한 집회 시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곳곳에서 사건, 사고로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대 소속 대학생 23명은 9일 서울 남대문구에 위치한 일본 미쓰비시 서울사무실에 난입해 집회,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들은 "일본 강제징용을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날 대구에서는 일본 렉서스 자동차에 오물이 투척된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지난 3~4일 사이 누군가 자신의 일본 렉서스 차량에 김치 오물을 투척했다는 시민 A씨의 진정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인터넷 동호회 등에 피해 사례와 사진을 게재했고, 이른바 '김치 테러'로 불리며 논란이 확산됐다.
일본 경제보복 사태 후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자 국내 시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한소연)은 전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80여 개의 단위 협동조합과 3만여 명의 조합원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한소연 관계자는 "일본의 치졸한 경제 보복 행태에 대해 일본 안 가기, 일본상품 안 사기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한다"며 "불매운동 명단에 오른 일본기업은 도요타, 혼다, 유니클로, 캐논, 니콘, 무인양품, ABC마트 등 유통업계와 전범기업들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9.07.05 dlsgur9757@newspim.com |
또 다른 한켠에선 일본기업 리스트가 발표되자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본회사로 오해받는 제품과 기업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일본기업과 일제히 선긋기에 나섰다. 다이소와 CU, 세븐일레븐 등이 대표적이다. 다이소 한 직원은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손님들이 더러 계시는 것 같다"며 "최근 일본 이슈가 터진 뒤로 손님 수가 줄어들지는 않은 것 같고 평소와 같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 코카콜라는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 브랜드도 일본산 제품으로 포함되자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도 일본 코카콜라가 아닌, 코카콜라 본사에서 브랜드에 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하자 일본 제품 소니와 JTI가 신제품을 공개 연달아 취소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반일감정이 오래 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개인이 아닌 정부 대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인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은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적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처음 일본 수출 규제가 이뤄졌을때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냉정해지고 사태를 종합적으로 보게 돼 이런 현상이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불매운동 참여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따라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필요성 얘기하는 것은 좋지만 개개인의 선택에 대해 강요하거나 해코치 하는 행동은 성숙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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