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그리스와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역전됐다. 그리스의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같은 만기의 미 국채 수익률 아래로 떨어진 것.
채권시장 트레이더들이 투자 리스크나 안전성 측면에서 그리스에 미국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재개 움직임을 배경으로 한 유럽의 국채 강세 흐름에 월가는 과열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1% 선을 ‘터치’하며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
수익률 역전이 일시적으로 발생했지만 시사하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11~2012년 부채위기 당시 30%를 웃돌았고, 미국 국채 수익률과 스프레드는 무려 3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그리스가 가까스로 구제금융을 졸업했지만 장기적인 경기 불황에 따른 파장이 여전하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80%에 이르는 등 잠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리스 국채 수익률 하락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를 필두로 정책자들이 연이어 통화완화 의지를 내비친 데다 차기 수장으로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비둘기파 기조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와 함께 그리스 총선에 대한 기대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임 총리가 국내외 투자자와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에서 “그리스 새 정부와 국제사회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국채시장으로 자금을 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의 통화완화 기대를 배경으로 한 유럽 국채시장의 강세에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표정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한 때 마이너스 0.4%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운 한편 프랑스와 스웨덴 등 주요국 벤치마크 금리가 ‘서브 제로’ 영역으로 떨어지자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
특히 라가르드 총재가 전례 없는 통화완화 및 자산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에 기댄 국채시장 강세가 영속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아리오 이마미 네자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T와 인터뷰에서 “QE 재개를 확실시하기는 어렵다”며 “유럽 지역의 매크로 지표가 최근 들어 안정을 이루는 만큼 시장의 기대가 빗나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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