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중남미를 순방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계 주요도시 시장 및 주지사 그리고 건설업무 관련 장관들 앞에서 서울의 스마트시티 현황을 알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를 갖는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지시각 11일 오전 11시30분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열리는 '2019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World Cities Summit:WCS)에서 첫 번째 세션 기조발표자로 나서 ‘신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 서울’을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WCS Mayors Forum)은 전 세계 도시 시장과 정부·기관 및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과제를 공유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자리다. 싱가포르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CLC)와 도시재개발청(URA) 주관으로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은 서울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기법인 △올빼미버스 △다람쥐버스 △IoT 공유주차제 △지능형 화재감지시스템 △디지털시민시장실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올빼미버스와 다람쥐버스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교통 정책의 결과물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한 대학생의 제안으로 30억개 데이터를 활용해 심야시간대 버스인 '올빼미 버스'를 도입했다. 지금은 하루 1만2000여 명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로 자리잡았다. 시는 올빼미버스의 빅데이터 활용 경험을 토대로 출퇴근길 혼잡을 덜어주는 ‘다람쥐버스’, 새벽 출근길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편의를 위한 ‘새벽버스’를 만들었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수집한 빅데이터와 이를 토대로 스마트시티 조성도 설명한다.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전역 5만 개의 IoT 센서를 설치해 유동인구, 미세먼지와 같은 도시생활 빅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IoT 센서로 주차차량 유무를 실시간 파악해 시민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예약, 요금결제까지 원스톱으로 끝내는 'IoT 공유주차제'를 연내 도입한다. 홀몸어르신 가정의 전력사용량을 IoT 플러그로 측정해 위험상황을 감지하는 '독거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도 개발한다.
이밖에 디지털시민시장실은 서울의 모든 도시현황을 실시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플랫폼이다. 세계도시 시장, 대표단이 서울시청을 방문하면 꼭 들러서 보고 배워가는 곳으로 미국 하버드 법대 수전 크로포드 교수는 ‘민주주의의 새싹’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이 멕시코시티 건축가협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멕시코시티 지속가능한 도시포럼'에서 ‘사람 중심의 서울형 도시재생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박원순 시장은 기조발표 이후 세션의 주제인 ‘사회적·제도적 신뢰강화’를 화두로 참석 도시 대표들과 논의를 이어간다. 이날 세션에서는 박원순 시장에 이어 트리 리즈마하리니(Tri Rismaharini) 수라바야 시장, 바트 드 베버(Bart De Wever) 앤트워프 시장도 발표자로 나선다.
박 시장은 이에 앞서 오전 7시30분(현지시간) '2019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 첫 번째 일정으로 ‘리콴유 세계도시상’ 역대 수상도시 대표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는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시민참여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아 스페인 빌바오(2010), 미국 뉴욕(2012), 중국 수저우(2014), 콜롬비아 메데진(2016)에 이어 5번째 수상도시가 됐다.
이후 박 시장은 오전 9시 산비탈 빈민가의 이동편의와 치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에스컬레이터 대중교통 현장을 방문한다. 메데진 서쪽 고산지역에 위치한 빈민가 ‘코무나13(Comuna13)’ 지역 주민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산 하비에르’ 역 인근에 384m 길이로 설치됐다.
이 지역은 산비탈이 많은 고산지대로, 에스컬레이터가 생기기 전에는 1만2000여 명의 주민들이 무려 350개가 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지만 지금은 단 5분만에 편리하게 이동 가능해졌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설치 이후로 공원, 도서관, 커뮤니티센터 같은 생활SOC가 함께 조성되면서 마약거래의 온상이었던 슬럼가의 치안개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해 여름 박원순 시장의 삼양동 한 달 생활 이후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에서 오르막이나 구릉지대 지역 주민을 위한 신(新) 교통수단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8년 간 서울을 하드웨어 도시에서 소프트웨어 도시로, 개발과 토건의 도시에서 사람의 도시로 시대의 모멘텀을 만들었다"며 "이 혁신의 동력에는 시민의 삶을 위한 스마트행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이번 세계도시 정상회의 시장포럼을 통해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도시를 비롯한 다른 도시들의 사례를 배우고 세계도시들과 서울의 우수사례를 나누며 도시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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