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 민주노총 추천위원 4명 전원이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불참하면서 노동계 의견이 둘로 나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는 재적 위원 27명 중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5명, 사용자위원 9명 등 총 23명이 참석해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민주노총이 추천한 근로자위원 4명 전원이 회의에 불참했다. 올들어 열린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 추천위원 9명 중 한쪽이 전원 불참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불참한 민주노총 추천위원들은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 전수찬 마트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등 4명이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민주노총 위원 전원이 청사 인근 천막에서 7시까지 예정된 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해 노총 전체 의견을 모으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회의에 복귀할지 안할지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영계 대표인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과 노동계 대표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9.07.11 [사진=뉴스핌DB] |
이날 회의에선 이례적으로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가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광경이 포착됐다. 그동안 회의에선 눈인사조차 건내지 않고 서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지만 이날만은 화가애애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갔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한국노총과 경총간 관계가 굉장히 돈독해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위원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이어갔다.
박준식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근로자, 사용자 대표들과 그동안 계속 동참해오신 특별위원들께 모두 감사드린다"며 "얼마 안남은 일정이지만 최선을 다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근로자위원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사용자위원, 노동자위원을 떠나서 최저임금 위원으로써 최저임금을 받아야 하는 노동자와 지급해야 하는 사용자가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사용자위원 간사를 맡고 있는 류기정 경총 전무는 "지금의 어려운 경제 현실과 2년간 너무 올랐던 최정임금 때문에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소상공인이나 중소임대사업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지표 중심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제12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9.07.11 [사진=뉴스핌DB] |
특별위원으로 참석한 김경선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회의에 참석하면서 근로자위원들이 생계비에도 부족한 최저임금 현실을 말할때 마음이 아팠고, 사용자위원들이 자영업자의 눈물을 이야기할 때도 마음이 아팠다"며"오늘 노사 위원들이 노동계, 경영계를 대표해서 오셨지만 최저임금 위원이시기에 공익위원 관점을 갖고 솔로몬의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제12차 전원회의는 박 위원장이 약속한 내년 최저임금 심의 마지막날이다. 밤 12시를 넘어설 경우, 회차를 넘겨 내일 새벽까지 회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선 노사 양측이 내년 최저임금 2차 수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앞선 11차 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1차 수정안으로 각각 9570원, 8185원을 제시했다. 최초안(노동계 1만원, 경영계 8000원)에서 각각 430원을 내리고, 185원 올렸지만 여전히 1385원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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