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최근 일본의 대(對)한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양국 무역갈등에서 한국보다 일본 책임이 더 크다고 봤다. 일본 정부 정부에 대한 호감도는 1991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한일 무역갈등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일본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났다.
양국 갈등에서 ‘일본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61%였다. 한국 정부 책임이라는 의견은 17%,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견은 13%였다. ‘모름·응답거절’은 9%였다.
[자료=한국갤럽] |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계층에서 ‘일본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20·30대(74%·79%)와 진보층(81%)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국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50대 이상(26%), 보수층(31%)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특히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유일하게 ‘한국 정부’(40%) 응답이 ‘일본 정부’(33%)’보다 우세했다.
최근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과 관련해선, ‘참여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7%로, ‘없다’는 응답(27%)보다 앞섰다. ‘모름·응답거절’은 6%였다.
갤럽 측은 “문재인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자 중 59%, 한일 분쟁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보는 사람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38%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며 “현 정부에 대한 신뢰 여부나 호오(好惡)보다 일본에 대한 뿌리깊은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1991년 이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호감도를 물은 결과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일본 호감도는 20%를 넘지 못했다.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77%로 집계됐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일본 시네마현 ‘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이 통과된 2005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일본 호감도는 20%, 2015년 광복 70주년 3·1절을 앞두고는 17%를 기록한 바 있다.
갤갤럽 측은 과거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놓고 볼 때 “(일본 호감도는) 한국인의 일본 정부, 내각 수반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다섯 차례 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의 아베 신조 총리 호감도는 3~6%에 머물렀으며, 비호감도는 약 90%였다.
다만 일본 사람에 대한 인식 조사에선 다소 다른 결과를 나타났다. 정부 호감도에 비해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일본 사람에 대한 호감도는 41%였고, 비호감도는 43%로 팽팽하게 엇갈렸다. ‘모름·응답거절’은 17%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는 일본인 호감도(51%)가 비호감도(29%)를 앞섰고, 30~50대에선 호감·비호감 응답이 모두 40%대로 엇비슷했다. 60대 이상에서는 호감도(32%)보다 비호감도(51%)가 높았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