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대법원이 소유권 논란을 빚어 온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과 관련해 소장자에게 이를 국가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56) 씨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
법원에 따르면 배 씨는 지난 2008년 7월 한 골동품 판매점에서 30만 원 상당의 서적을 구매하면서 몰래 상주본도 함께 가져왔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해당 골동품 판매점을 운영자 고(故) 조모 씨는 상주본을 반환하라며 5개월 뒤 배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11년 조 씨의 승소를 최종 확정해 상주본을 반환토록 했다.
이후 조 씨는 2012년 5월 국가에 상주본 소유권을 기증한다고 밝혔으나 2013년 사망했다.
배 씨는 이와 별도로 2011년 9월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배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나 2심과 대법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배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배 씨는 절도 혐의 무죄 판결을 이유로 상주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상주본 회수 절차에 돌입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배 씨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죄 판결이 났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리적으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어렵다는 의미일 뿐 공소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을 증명할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2심 역시 소유권을 둘러싼 법원의 앞선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에 배 씨가 상주본 소유권을 국가로 이전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도 이같은 원심 판단에 법리적 오류가 없다고 보고 심리불속행으로 상고 기각을 결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과 관련해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사건을 더 심리하지 않고 종료하는 처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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