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서지현(46·사법연수원33기) 검사를 강제추행한 뒤 부당 인사 발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3·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인사 불이익을 포함해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되지 않은 성추행 혐의까지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사 인사권을 사유화하고 남용해 검찰 구성원들의 인사 공정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저버렸다”며 “서지현 검사는 성추행은 물론 인사상 불이익 피해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본질과 무관한 쟁점으로 검사로서의 명예가 실추되는 등 오랫동안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이상 구체적인 동기를 확정하기 어려워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밖에 없다”면서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면 그동안 검사로서 승승장구한 경력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이를 막기 위해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검사로서의 평가에 치명타를 가하려는 동기로 평가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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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한 방송에 출연해 2010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과 이와 관련해 부당 인사 발령을 받은 의혹을 폭로했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은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동부지검장)’을 만들어 조직 내 성범죄 사건을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의 강제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돼 인사 불이익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부당인사발령 지시 혐의를 비롯해 강제추행 의혹까지 모두 사실로 인정하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은 1심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서 검사의 진술, 이에 부합하는 목격자들의 진술 및 서 검사와 일하던 동료들이 사건 직후에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2010년 10월경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이 당시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있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고, 인사상 불이익으로 사직을 유도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비위를 덮기 위해 보상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에게 오히려 부당하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고, 서 검사는 이로 인해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며 “검찰국장의 지위를 사유화하고 남용함으로써 국민의 믿음과 검찰 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렸으므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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