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지난 20여년간 세계 남자골프계의 원 투 펀치로 자리잡아온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을 이번 주말에는 볼 수 없게 됐다. 두 선수 모두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148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1075만달러, 우승상금 193만5000달러)에서 커트 탈락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19일(현지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GC(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였으나 2라운드합계 6오버파 148타(78·70)를 기록했다.
우즈는 첫날의 하이 스코어 탓에 커트 라인(합계 1오버파)에 5타나 뒤져 곧 미국 집으로 향했다. 우즈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파5홀에서 샷을 잘 하고도 스코어를 컨트롤하지 하지 못했다.”고 부진을 설명했다.
타이거 우즈는 2019브리티시오픈에 대해 "파5홀 매니지먼트를 잘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R&A 홈페이지 캡처] |
미켈슨은 2라운드합계 8오버파 150타(76·74)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조기귀국 길에 올랐다. 미켈슨은 “플레이가 안돼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지금까지 함께 출전한 메이저대회는 총 82회였다. 그 가운데 두 선수가 한 메이저대회에서 동시에 커트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전까지는 둘 모두 또는 둘 중 한 사람은 꼭 3,4라운드에 진출했었다. 세계 골프팬, 특히 미국 골퍼들에게는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닐 듯하다.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14년만에 그린 재킷을 걸치며 부활에 성공했다. 통산 미국PGA투어 81승에 메이저대회 15승을 달성하며 새 기록 도전에 전환점을 마련한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 열린 올해 메이저대회 성적은 보잘 것 없다. 5월 열린 USPGA챔피언십에서는 커트 탈락했고, 지난달 US오픈에서는 공동 2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세 차례(2000, 2005, 2006년)나 우승한 이번 대회에서는 큰 차이로 탈락했다. 첫날 7오버파를 친 터라 커트 탈락이 예견됐지만, ‘황제’이기에 둘쨋날 대반전을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으나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켈슨은 2013년 브리티시오픈을 포함해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올렸다. 그는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미국PGA투어 통산 44승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가 최근 25년간 줄곧 세계랭킹 50위 안에 있었다는 점은 다른 선수들과 차별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출전한 6개 대회 가운데 네 대회에서 커트 탈락할만큼 저조했다. 커트를 통과한 두 대회는 바로 메이저대회였는데 5월 USPGA챔피언십에서는 공동 71위, 지난달 US오픈에서는 공동 52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았지만, 2009년 톰 왓슨(당시 59세)이 이 대회 우승 직전까지 가면서 큰 박수를 받은 것처럼, 만 49세 ‘베테랑’의 관록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두 선수 외에도 이번 대회에서 3,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빅 네임’은 많다. 첫날 79타를 친 후 둘쨋날 6타를 줄이고도 1타차로 커트라인을 넘지 못한 홈코스의 로리 매킬로이(합계 2오버파), 올해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랜드와 브리티시오픈 역대 챔피언인 파드리그 해링턴·대런 클라크(이상 합계 3오버파), 세계랭킹 6위 브라이슨 디섐보(합계 5오버파) 등이 그 예다.
그러나 매킬로이를 제외하고는 우즈와 미켈슨에 비할 수 없다. 많은 갤러리를 끌고 다니고, 팬을 확보하고 있는 세 선수가 모두 커트 탈락하면서 세계 최고(最古) 메이저대회이자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의 관심도는 절반으로 떨어진 듯한 느낌이다.
‘무빙 데이’인 3라운드에서 누가 치고나가든, 세계랭킹 1위인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가 또 우승하든, 올해 4개 메이저대회를 미국 선수들이 석권하든 그 반향은 크지 않을 성싶다.
필 미켈슨이 2019브리티시오픈에서 티샷하고 있다. 그는 최근 25년동안 한 번도 세계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큰 스코어차로 커트 탈락했다. [사진=USA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