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달성했는데도 불구하고 표정이 어둡다.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실적이지만, 원화 약세 등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그나마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분기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판매 110만4916대 △매출액 26조9664억원(자동차 21조271억원, 금융 및 기타 5조9393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경상이익 1조3860억원 △당기순이익 9993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고, 영업익도 30.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0.8%포인트 상승한 4.6%로 회복세를 보였다. 1조원대 영업이익은 2017년 3분기 1조2600억원대 이어 약 2년만의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의 수출 물량 증가와 원화 약세 등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차 및 SUV를 앞세운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해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현대차] |
내수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판매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형 쏘나타 신차 효과가 더해져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20만15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하며 10.1% 줄어든 90만4760대에 그쳤다.
신형 쏘나타를 비롯해 그랜저, 싼타페 등 주요 차종이 내수 시장에서 선방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7.3%의 감소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판매량도 212만6293대에 머물러 5.1% 감소했다.
해외 시장 중 중국 시장 올해 판매 목표는 86만대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중국 판매 감소가 수익성을 떨어뜨리자 무리하게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는 중장기적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86만대로 수립했다”며 “대내외 변수를 고려할 때 어려울 수 있으나 하반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생산능력 합리화 일환으로 노후화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우수한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재고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 출시 예정인 ix25와 쏘나타 등 높은 경쟁력 보유한 신차 출시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전무는 “이런 노력으로 중장기적으로 100만대 정도의 판매회복 달성하고자 한다”며 “생산능력 합리화의 일환으로 노후화된 북경 1공장 생산 중단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영 환경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신차 판매 확대와 수익성 향상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환율 변화와 무역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본격적인 SUV신차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사는 신차 및 SUV를 중심으로 판매 믹스 개선에 주력하고 인센티브를 축소해 나가는 등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지속함으로써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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