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영상 및 이미지가 국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는 것을 용인하면서, 홍콩 시위에 대해 중국 국민들의 반감을 끌어내 홍콩 사태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21일 홍콩에서 일부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홍콩 연락사무소에 달걀을 던지고 감시 카메라에 스프레이를 뿌렸으며, 사무소 전면을 장식한 중국 국장에 검은 먹물을 투척했다.
겅솽 (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일부 과격 시위대의 행태는 ‘일국양제’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과격 시위대의 행위는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며 민족감정을 해치는 것”이라 비난하고 “철저하게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거 동조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 내에서 엄격한 검열 대상이 되던 홍콩 시위의 이미지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단, 친중 기조를 유지하는 내용에 한해서만 검열을 피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또한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 시위에 대해 비난 성명과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인민일보는 이례적으로 1면에 홍콩 관련 논평을 싣고 “시위대가 국가 휘장과 국가, 민족을 모독했으며 일국야제의 원칙을 건드렸다”고 비난했다.
인민일보는 해외판 논평에서도 “분란을 일으키는 자들이 법치와 반폭력을 추구하는 홍콩 주류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화통신 또한 “이번 과격 시위로 민족 감성이 훼손되고 중앙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면 결코 좋은 결말이 있을 수 없다”며 중국 측의 강력한 대응을 암시하기도 했다.
WSJ는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홍콩 정부가 알아서 과격 시위자를 체포하고 시위를 잠재우기를 바라지만 홍콩 정부가 실패할 경우 군 동원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홍콩 시위 관련 내용이 확산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홍콩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명분을 미리 인민들에게 인정받으려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전날 시위 도중 ‘친중파’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각목 등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흰 상의와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남성들이 위안랑 역사에 들이닥쳐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에 쇠막대기와 각목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린줘팅 입법회 의원과 여성 기자를 포함해 45명이 부상을 입었다. SCMP는 이들이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 조직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무차별 폭행이 이뤄지는 데도 경찰이 안이한 대처로 일관해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구타가 시작된 지 45분이 지나서야 출동했으며 폭력을 행사한 용의자를 한 명도 체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흰 상의와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남성들이 위안랑 역사에 들이닥쳐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에 쇠막대기와 각목을 휘두르는 현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Social Media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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