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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저축은행, 지역 경기침체 속 수익성·건전성 악화

기사등록 : 2019-07-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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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머스트삼일·MS저축은행 BIS비율 최하위
경기 침체 장기화시 추가 매물 나올 수도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지방기업과 지역민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지방저축은행들이 올 1분기 들어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저축은행들이 지방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각에선 추가 매물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경영보고서를 보면 79개 저축은행 중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부산에 거점을 둔 우리저축은행이다.

우리저축은행의 올 1분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7.69%로 업계 평균인 14.54%와 비교하면 6%포인트 이상 떨어진다. 경북 포항시에서 영업중인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10.07%, 대구의 MS저축은행이 10.19%로 뒤를 잇는다.

BIS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금융사의 건전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기준이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을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8% 이상, 1조원 미만 저축은행은 7%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IS비율이 7%를 하회할 경우 '경영 개선권고', 5%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2% 미만이면 '경영 개선명령' 처분을 받게 된다.

우리저축은행은 올 1분기 BIS비율 기준을 가까스로 넘기면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79개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이 비율이 10%를 하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올해 1분기 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억원 줄었다.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표류하고 있는 상태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00만원 늘어난 1억10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구 지역 2위 규모인 MS저축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데다 자산규모도 감소추세다. MS저축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억 감소했고,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90억원 줄어든 4559억원을 기록했다.

지방 경기가 침체하면서 해당 지역 내에서 일정한 대출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지방저축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거점 지역 내 대출 비중을 서울·인천·경기는 50% 그 외 권역은 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지역규제'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역 경기가 악화하면서 신규 대출 취급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산규모가 줄 거나 정체됐다는 건 그만큼 영업 여건이 악화했다는 의미로, 조달한 예금을 통해 대출을 운용해 이자마진을 내는 저축은행 수익 구조상 자산 규모 감소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에 대한 어려움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가계·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자료를 보면 지방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6.12%로 올 1분기 7.75%로 올랐다. 서울에 위치한 저축은행 연체율(3.85%)의 2배 수준이다.

아직까지 이들 저축은행의 BIS비율이 경영 개선권고 기준은 넘지만, 지방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M&A 시장에 추가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머스트삼일저축은행 외에도 대구 유니온저축은행, 부산 DH저축은행 등이 매물로 나와 있지만 인수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M&A 관련 규제 완화 필요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현재 저축은행은 정해진 구역 외에는 영업할 수 없고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할 수 없도록 규제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다른 저축은행들이 인수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JT친애·JT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J트러스트그룹은 2016년부터 부산·경남지역에서 영업 중인 DH저축은행 인수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이 영업 구역 확대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허가해주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부실저축은행이 파산하게 되면 결국 예금보험공사 등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려면 M&A 규제 완화를 검토해 볼 필요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전했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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