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내 지하에 매설돼 있는 상하수도와 통신선, 가스관과 같은 지하 시설물을 서울시가 통합해 관리한다. 그동안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가 각각 관리했던 것을 서울시가 통합하는 것이다.
또 지금 사용되고 있는 지하 공동(空洞)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전력관 및 가스관을 수용하는 소형 공동구를 설치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서울시는 지하시설물의 통합·선제적 안전관리를 골자로 하는 '서울시 지하시설물 통합안전관리대책'을 25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 추진을 위해 시는 오는 2023년까지 총 2조7087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와 각 공기업은 이번 대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주요 지하시설물 관리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KT 황창규 대표이사 △한국전력공사 김종갑 사장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한국수자원공사 곽수동 부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 이경실 부사장이 참여한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발생한 아현동 통신구 화재와 목동 열수송관 파열, 최근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 같이 지하시설물의 노후화·과밀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아울러 지하 150m 이하 대심도 방식으로 지어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시 우려되는 배관 파손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다.
[자료=서울시] |
서울시 시내에 있는 전체 지하시설물은 모두 5만2697㎞다. 지구 1.3바퀴를 돌수 있는 규모.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만7739㎞(53%)는 가스, 전기, 통신, 난방 등 서울시가 아닌 한국전력공사 등이 관리하는 시설물이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에서 △지하안전 통합체계 구축 △선제적·체계적 안전관리 △스마트기술 예방시스템 개발 3대 분야에 있어서 10개 추진과제를 시행한다.
우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5개 협약기관의 서울지역본부장과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서울시 지하시설물 안전관리 협의체’를 하반기 중 발족한다. 협의체는 연 2회 이상 만나 안전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점검과 훈련도 실시한다.
특히 각 관리주체가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지하 공동 조사를 서울시가 위임받아 처리한다. 각 기관은 서울시에 조사 비용을 보조한다.
시와 각 공기업은 ‘지하시설물 안전관리 합동점검반’을 함께 편성해 상·하수도, 전기, 통신, 가스, 열수송관에 대해 안전점검과 유지관리규정 준수 이행여부를 살핀다.
또 지반침하 예방을 위해 서울시 관리도로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1222㎞(178개 노선)에 대해 공동(空同·지하의 빈 곳) 조사를 벌인다. 시는 그동안 각 기관의 중복조사로 발생한 비용 낭비를 해결할 수 있어 5년간 7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형 공동구를 새로 짓는 방안도 검토된다. 시는 전력구, 통신구, 상수도관을 공동 수용하는 ‘소형 공동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서울시 공동구 기본계획’을 2020년까지 세운다.
[자료=서울시] 단위 : 억원 |
노후 배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970~1980년대 매설돼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상하수관로, 열수송관 정비에 2023년까지 예산 2조4699억원을 조기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노후 하수관로 정비 1조9301억원(2023년 완료) △노후 상수도관 정비 1789억원(2020년) △노후 열수송관 정비 1592억원(2023년) △노후 전기·통신·가스관 정비 2017억원(2023년) 등이다.
GTX 건설시 발생할 수 있는 지하 공동구 및 배선 파괴 우려를 없애고 향후 추진될 대규모 지하 개발에 지침 성격인 ‘지하개발 안전가이드라인’ 마련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우선 지하 굴착공사장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기술적 종합대책을 오는 2020년까지 수립하고 2022년까지 '지하시설물 굴착공사 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하 매설 배관의 노후화를 예측해 선제 대응하고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하시설물은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복합재난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한 예방 활동과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서울시가 컨트롤타워가 돼 통합 관리하고 각 기관과 협력해 서울의 지하 안전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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