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초부터 시행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양국 외교장관의 만남이 처음으로 성사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ARF를 계기로 방콕을 찾은 가운데 오는 31일이나 내달 1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각종 외교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 지지통신=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한일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강경화 외교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
앞서 양 장관은 지난 26일 전화 통화를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비롯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기에 더해 외교장관 회담까지 성사된다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양국 관계가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개정을 시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하지만 양 장관이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고 해도 의견을 대립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오히려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칫하면 한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양 장관이 ARF에서 상대방에 대한 강경 입장을 표출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ARF에서 미국이 한일 간 ‘중재자’ 역할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순방 일정과 관련한 전화 설명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일 갈등 완화를 위해 중재 내지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과 한국, 일본이 같은 장소에 있게 될 때마다 함께 모이고 싶어 할 것”이라면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세부사항을 언급할 수는 없다. 일정이 매우 바쁘다”고 말해 3국 외교장관 회담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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