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민주당 흑인 하원의원을 비난하면서 흑인밀집지역인 그의 지역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발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일 인종차별주의자 엘리자 커밍스가 그의 지역의 선량한 사람들을 돕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한다면 자신이 수년 동안 무능한 지도력으로 만들어 낸 혼란을 해결하는 데 아마도 진전이 있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리자 커밍스는 미 연방하원의 민주당 의원(메릴랜드)이자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이다. 전날인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커밍스 위원장을 "영리한 불량배"라고 칭하며,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를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묘사했다.
당시 그는 "워싱턴 북동쪽 40마일(64km) 떨어진 볼티모어 중심가에 있는 커밍스의 지역구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썼는지 의문"이라며 "이 돈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도둑 맞은 것인지, 당장 부패한 엉망인 상황을 조사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의식해 행정부의 멕시코 국경 수용시설의 이민자 아동 처우를 맹비난한 커밍스 위원장을 공격한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커밍스 위원장의 지역구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는 흑인 주민이 많은 지역이다. 2010년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흑인은 54.6%, 가구소득은 5만1018달러, 대졸자의 비율이 35.7%로 나타났다. 또 메릴랜드 주는 가구당 평균 소득은 6만9272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전체 가구의 실질 중위소득은 4만9445달러였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표밭인 백인 노동자 계층과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노력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유색인종 4인방 초선 하원의원들을 저격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인종차별 막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소말리아계 출신인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미네소타)을 겨냥,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에 대해 미국을 탓했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을 비하했다"면서 무엇보다 그가 반 유대주의적 발언을 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현장 지지자들은 "그녀를 (출신지로) 돌려 보내라"고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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