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스팅(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은 암세포에서 나오는 DNA 조각들을 인식하는 생체 내 센서다. 인터페론 유전자를 자극시켜 수지상 세포와 같은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이 알려져 있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면역세포에만 초점을 뒀던 기존 연구와 달리, 종양 내부의 암혈관세포에서도 스팅이 작용함을 규명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김찬·전홍재 교수와 양한나 박사 연구팀은 암 내부의 비정상적인 혈관을 차단하는 단백질 '스팅'의 역할을 규명, 면역항암치료의 내성 극복을 위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연구결과(논문명 “STING Activation Reprograms Tumor Vasculatures and Synergizes with VEGFR2 Blockade”)는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7월 25일자로 게재됐다.
스팅 작용제를 이용한 면역항암치료법(모식도) : 면역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암에 스팅 작용제를 투여하면 종양 내 킬러 세포인 T 세포가 증가할 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암혈관을 억제한다. 이러한 효과는 암혈관신생억제제, 면역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할 때 더욱 강력해진다. 2019.07.29. [그림 = 차의과학대학교 제공] |
면역세포에 있는 스팅은 암세포에서 나온 DNA 조각을 탐지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준비시키는 센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스팅을 활성화하는 작용제(agonist)와 관련한 면역항암제 임상연구가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70%의 환자는 내성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분별하게 생성된 암혈관 때문에 면역세포가 종양 내로 침투하는 것이 방해받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진은 문제해결을 위해 기존에 잘 알려진 면역세포에서가 아니라 암혈관 세포에서의 스팅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이런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400여 명의 난치암 환자 암조직을 분석해 암혈관에서 스팅을 활성화할 경우 암 내부의 비정상적인 혈관이 차단돼 종양의 성장과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스팅 작용제가 해로운 암혈관을 억제하는 한편 면역반응에 이로운 혈관만을 남겨 면역세포가 암 내부로 잘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스팅 작용제와 함께 암혈관신생억제제와의 병용사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던 내성암이 스팅 작용제, 암혈관신생억제제, 면역항암제를 삼중 병용하였을 때 약 60%에서 소실됐다.
또한 암혈관 내 스팅 단백질이 많을수록 더 좋은 예후를 가지는 등 암혈관에서의 스팅의 역할이 종양 내 면역반응과 밀접히 관련됨을 알아냈다.
김찬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강시키고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확인한 것”이라며 “스팅 작용제를 이용한 면역항암치료는 신장암, 간암, 췌장암, 방광암과 같은 난치성 암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