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페이스북이 오는 2020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암호화폐 ‘리브라(Libra)’가 영영 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분기 실적 발표 중 투자자들에게 리브라를 제때 출시하지 못하거나 영영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월 리브라 출시가 처음 발표된 뒤 정계에서 리브라를 가로막기 위한 대대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리브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이스북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리브라가 정부 및 규제 당국으로부터 상당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견제가 지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대표는 리브라가 기존 송금 수단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더욱 효과적이고 낮은 비용의 안전한 송금 대안”인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하지만 리브라와 디지털 지갑을 만들 자회사인 칼리브라(Calibra) 추진 계획을 공개한 뒤로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공공 기관으로부터 경고음이 고조됐다.
이달 초에는 마커스 대표가 미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질문 공세를 받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역시 리브라 견제에 동참했으며, 브루노 르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과 브누아 꾀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도 리브라에 대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날 CNBC에 보낸 성명에서 페이스북 대변인은 지금부터 리브라 출시 시점까지 페이스북은 우려를 표한 모든 당사자들과 공개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리브라 출시까지 갈 길이 멀고, 페이스북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규제 당국과 정부,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리브라 성공에 아주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리브라 출시 계획을 빨리 공개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컨퍼런스콜 도중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전이라면 상품 출시를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대중에 막판에 공개하겠지만, 이번처럼 리브라 출시 계획 발표를 서두른 것은 규제 당국을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