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미·중 무역협상이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되는 가운데, 양국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심산으로 장외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에 WTO 개도국 지위 규정의 개혁을 지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시장 개방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통해 WTO 규정을 피하는 대신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측의 요구에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28일 사설을 통해 “미국은 이번 조치를 미중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며 “이같은 시도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또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다자무역체제를 위협하고 있다”며 “각 국들은 미국의 규정 변경 시도에 분명히 반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영매체인 글로벌 타임즈도 사설을 통해 “WTO 규정을 수정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황당하다”며 “미국은 국제규정을 무시하는 동시에 글로벌 패권국가로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WTO에 황당한 요구를 한 것이 이번이 첫 사례가 아니다”며 미국이 국제기구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报)도 WTO의 개도국에 대한 정의가 미국 이익에 따라 변경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경제 발달 수준면에서 여전히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개도국 지위를 남용하지 않았고, 경제 수준에 맞는 책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30~31일 재개되는 미중 무역협상에 미국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중국 측에서는 류허(劉鶴) 부총리가 각각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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